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01:26:17

2004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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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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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S NLCS
200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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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2003년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 그 이후3. 2004년 정규시즌4. 진행
4.1. 1차전4.2. 2차전4.3. 3차전4.4. 4차전: The Steal4.5. 5차전4.6. 6차전4.7. 7차전
5. 뒷이야기

1. 개요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최고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가 벌인 2004년도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말한다. 2004년 10월 1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진행되었다.

현재까지 MLB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7전 4전승제 포스트시즌에서 시리즈 스코어 0:3을 4:3으로 뒤집은 사례로 남아 있다.[1] 레드삭스는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 0패로 셧아웃시키고 1918년 이후 86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MVP는 4차전과 5차전 끝내기 홈런과 끝내기 안타, 7차전의 결승 홈런을 기록한 데이비드 오티즈.

2. 2003년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 그 이후

이 두 팀은 2003 ALCS에서도 만났다. 당시 레드삭스는 7차전 8회초까지 5:2로 앞서며 월드 시리즈에 진출할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8회말 선발투수였던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와르르 무너지며[2]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날려버렸고, 연장전에서 양키스의 3루수 애런 분[3]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면서[4] 월드 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였다.

여담으로 2003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5]가 격돌할 수도 있었는데, 만약 실제로 벌어졌다면 패전팀은 한평생 들을 욕을 한번에 다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월드 시리즈에 오른 팀은 양키스와 플로리다 말린스였고, 말린스의 조시 베켓 양키 스타디움에서 4:2의 승리를 확정짓는 완봉승을 거두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2.1. 뉴욕 양키스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있던 MLB 최강의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영입을 두고 레드삭스와 양키스는 끈질기게 겨뤄왔다. 당시에는 레드삭스가 먼저 매니 라미레즈[6]를 통해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으나 에이로드의 계약 수정 등 여러가지 사안이 겹치며 선수노조가 개입하여 무산되었고, 대신 양키스가 2월에 알폰소 소리아노를 주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에이로드는 핀 스트라이프를 입게 되었다. 다만 당시의 주전 유격수였던 데릭 지터의 자리를 넘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7] 에이로드는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다. 그 이전엔 애틀랜타에서 게리 셰필드를 데려오며 폴 오닐 은퇴 이후 구멍이었던 외야 한 자리를 채웠다.

또한 앤디 페티트 로저 클레멘스가 FA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하게 된다. 그 빈자리를 메운 건 하비에르 바스케스 케빈 브라운이었다.

2.2. 보스턴 레드삭스

당시 7차전 선발이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7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하고 8K를 잡으면서[8] 5:2의 리드를 등에 업은 상태로 8회를 시작했지만, 제구와 구위가 급격히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하고 교체됐다. 교체 타이밍을 잘못 잡았던 그래디 리틀 감독은 바로 짤렸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감독을 역임했던 테리 프랑코나가 새로 부임한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커트 실링을 트레이드해오고, 마무리 투수 키스 폴크까지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2루수 자리를 토드 워커에서 마크 벨혼으로 바꾸었다.

3. 2004년 정규시즌

시즌 시작 전만 해도 양키스는 마크 프라이어- 케리 우드가 버티고 있는 시카고 컵스, 배리 지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과 함께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한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대실패.[9] 그럼에도 A로드까지 합류한 타선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막강하였기에 양키스는 여전히 호성적이었다. 한편 레드삭스는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커리어 로우를 찍으며 부진했지만 실링과 데릭 로우가 그 약점을 채웠고 타선에선 부활한 조니 데이먼 매니 라미레즈- 데이비드 오티즈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양키스를 따라잡기 시작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양키스는 압도적인 AL 전체 1위, 레드삭스는 아슬아슬한 와일드카드 1위였다.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레드삭스의 단장 테오 엡스타인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당시 노마의 존재는 레드삭스 그 자체였고, 어느 누구도 노마의 지위를 넘볼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트레이드였다.[10] 대신 골드 글러브 유격수 올랜도 카브레라를 데려왔고, 추가로 롤 플레이어인 데이브 로버츠와 덕 민케이비치도 영입했다. 레드삭스는 트레이드 이후 25경기 동안 10연승 포함 무려 21승 4패로 사실상 와일드카드는 확정지었으며, 전반기까지만 해도 견고해 보였던 양키스의 AL 동부 1위 자리조차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시즌 최종 성적은 양키스가 101승 61패로 지구 1위, 레드삭스가 98승 64패로 지구 2위 겸 와일드카드 1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양키스가 근소 우세였지만 피타고리안 승률, 선수진 WAR 총합은 모두 레드삭스의 우위였다.

이후 ALDS에서 양키스는 미네소타 트윈스를 3:1로, 레드삭스는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3:0으로 가볍게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한다.

4. 진행

1, 2, 6, 7차전은 지구 1위였던 양키스의 홈인 양키 스타디움에서, 3, 4, 5차전은 와일드카드 승자였던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에서 진행되었다.

4.1. 1차전

2004년 10월 12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OS 커트 실링 0 0 0 0 0 0 5 2 0 7 10 0
NYY 마이크 무시나 2 0 4 0 0 2 0 2 - 10 14 0
승: 마이크 무시나(1승)
패: 커트 실링(1패)
세: 마리아노 리베라(1세)
What's hard to believe, it was almost exactly one year ago tonight that Aaron Boone hit that home 11th inning home run to beat the Red Sox.
믿기 힘들겠지만, 애런 분이 홈런으로 레드삭스를 11회에 격침시킨 뒤 거의 1년이 지났습니다.
-1경기 시작 전 조 벅의 시작 멘트.

1차전에는 마이크 무시나 커트 실링이 격돌하였다. 포스트시즌에 강하다고 알려졌던 실링이었지만 3이닝 6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뒤 강판당했다. 반면 무시나는 6이닝 1아웃까지 퍼펙트. 이후 4실점을 했지만 양키스는 레드삭스의 구원투수 팀 웨이크필드를 난타하여 추가점수를 뽑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마쓰이 히데키는 5타수 3안타 5타점의 대활약을 보여줬으며, 마리아노 리베라는 세이브를 거두었다.

4.2. 2차전

2004년 10월 13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OS 페드로 마르티네스 0 0 0 0 0 0 0 1 0 1 5 0
NYY 존 리버 1 0 0 0 0 2 0 0 - 3 7 0
승:존 리버(1승)
패: 페드로 마르티네스(1패)
세: 마리아노 리베라(2세)

2차전에서는 존 리버와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격돌하였다. 전형적인 투수전의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고, 페드로는 6이닝 4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패전, 리버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이 경기에서도 마리아노 리베라는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 해 페드로는 정규 시즌 도중 양키스에게 한 번 털린 뒤, "양키스에게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양키스를 내 아버지라고 불러야겠다."[11]라는 발언을 해서 그 뒤부터 양키스 팬들에게 'Who's your daddy?'라는 야유를 받게 되었는데, 이 경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4.3. 3차전

2004년 10월 16일 펜웨이 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NYY 케빈 브라운 3 0 3 5 2 0 4 0 2 19 22 1
BOS 브론슨 아로요 0 4 2 0 0 0 2 0 0 8 15 0
승: 하비에르 바스케스(1승)
패:라미로 멘도자(1패)

우천으로 인해 하루 연기된 3차전에서는 케빈 브라운 브론슨 아로요가 맞붙었다. 양팀 선발 모두 초장부터 두들겨맞고 2이닝만에 조기 강판되며 2차전과는 정반대로 타격전의 양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키스는 구원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가 4.1이닝 4실점으로 나름 선방한 반면 라미로 멘도자- 커트 레스카닉- 팀 웨이크필드- 앨런 엠브리- 마이크 마이어스로 이어진 레드삭스의 마운드는 이후 13점을 추가로 내준다. 결국 양키스가 시리즈 스코어 3:0의 리드를 가져갔다.

이제까지 메이저리그 7전제 시리즈에서 0:3을 뒤집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양키스의 월드 시리즈 진출 확정이라고 모든 사람이 확신했다. 게다가 펜웨이 파크에서 대패한 모습을 본 레드삭스의 홈 팬들은 크게 실망하여 대부분 기대를 접었다. 심지어 4회 대량실점 당시 경기장을 우르르 떠나는 팬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대거 잡힐 정도. 반면 양키스는 이제 월드 시리즈를 준비하기 시작했'었'다.

실제로 당시 The BOSTON GLOBE라는 신문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 올라왔다.
They are down, 3–0, after last night's 19–8 rout, and, in this sport, that is an official death sentence. Soon it will be over, and we will spend another dreary winter lamenting this and lamenting that.
그들은 어젯밤 19-8의 패배로 3-0의 상황으로 몰렸다. 이것은 이 스포츠에서는 공식적인 사형선고다.이게 끝나면 우리는 이것을 슬퍼하며 쓸쓸한 겨울을 보낼 것이다.
"nineteen to eight. Why not 19–18?"
19-8 대패. 왜 19-18이 아니었을까?[12]

말 그대로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무기력과 절망에 빠져버린 순간이었다.

4.4. 4차전: The Steal

2004년 10월 17일 펜웨이 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10 11 12 R H E
NYY 올랜도 에르난데스 0 0 2 0 0 2 0 0 0 0 0 0 4 12 1
BOS 데릭 로우 0 0 0 0 3 0 0 0 1 0 0 2 6 8 0
승: 커트 레스카닉(1승)
패: 폴 콴트릴(1패)

4차전에서는 올랜도 에르난데스 데릭 로우가 상대로 결정되었다. 3회초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2점 홈런이, 5회말에는 올랜도 카브레라- 매니 라미레즈- 데이비드 오티즈의 연타로 3점이, 6회초에는 마쓰이 히데키- 버니 윌리엄스- 토니 클락에 의해 2점이 나면서 4:3으로 양키스가 리드를 가져간 상황이었다.

그리고 9회말, 어김없이 마리아노 리베라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2003 ALCS에서도 3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시리즈도 2번의 세이브를 기록한 리베라였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은 양키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밤비노의 저주는 굳건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케빈 밀라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바로 대주자 데이브 로버츠가 나왔다. 리베라가 무려 견제구를 네 번이나 연달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로버츠는 패기롭게 리드의 폭을 넓히며 리베라를 압박하더니 결국 초구에 도루를 시도하여 성공시켰다.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The Steal.[13][14] 당시 레드삭스 선수들이 이야기 해주는 The Steal[15]

Roberts is going, Posada's throw. Roberts, SAFE!
로버츠가 뜁니다. 포사다가 던집니다. 로버츠, 세이프!

그리고 타자 빌 밀러가 적시타를 치면서 로버츠가 홈에 들어왔다. 리베라가 블론세이브를 범한 것부터 이미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풍겼지만 어찌됐던 리베라는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연장전에 돌입한 양팀은 11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고, 양키스는 12회초에서 득점을 내지 못했다. 이때 시각은 새벽 1시를 넘긴 상황이었고, 12회말 매니 라미레즈의 단타 뒤...

Ortiz into deep right field. Back is Sheffield! We'll see ya later tonight!
오티즈의 타구가 우측으로 뻗어나갑니다! 셰필드가 따라갑니다! (넘어간 뒤) 오늘 밤에 다시 뵙겠습니다![16]

오티즈의 투런 홈런이 윌리엄스버그에 떨어지면서 경기가 종료되었다.

끝내기 홈런으로 레드삭스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시리즈 스코어는 여전히 양키스의 3:1 리드였다.

4.5. 5차전

2004년 10월 18일 펜웨이 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R H E
NYY 마이크 무시나 0 1 0 0 0 3 0 0 0 0 0 0 0 0 4 12 1
BOS 페드로 마르티네스 2 0 0 0 0 0 0 2 0 0 0 0 0 1 5 13 1
승: 팀 웨이크필드(1승)
패:에스테반 로아이자(1패)

5차전에서는 마이크 무시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격돌하였다. 레드삭스는 데이비드 오티즈의 적시타와 제이슨 배리텍의 밀어내기 볼넷[17]을 통해 2점을 뽑았고, 양키스는 버니 윌리엄스의 솔로 홈런을 통해 1점을 만회한 상황이었다.

6회초 양키스는 호르헤 포사다-루벤 시에라- 미겔 카이로가 출루하면서 만루의 찬스가 왔고, 데릭 지터가 싹슬이 2루타를 쳐내면서 4:2로 역전을 시켰다. 게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 게리 셰필드까지 출루하면서 또 다시 위기를 맞지만 마쓰이 히데키를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은 막아내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5볼넷 4실점.

이에 질세라 레드삭스는 과거 자팀 소속으로 구원왕을 차지했던 구원투수 톰 고든을 상대로 데이비드 오티즈가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후에도 무사 2,3루 위기에 몰리자 양키스는 마리아노 리베라를 조기에 투입해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제이슨 배리텍의 희생플라이로 인해 점수는 4:4 동점이 된다. 리베라는 이 시리즈에서 2번의 블론을 기록하여 포스트시즌의 몇 안 되는 아픈 기억 중 하나로 남았다.

그러나 이후 양팀은 이렇다 할 점수를 못 낸 채 연장전에 돌입한다. 양키스는 구원투수 팀 웨이크필드에 막혀 3이닝 동안 버니 윌리엄스의 단타 이외에 출루 자체를 못한 채 틀어막혔고 14회말 레드삭스의 공격차례. 조니 데이먼 매니 라미레즈가 출루한 상황에서 데이비드 오티즈가 4차전에 이어 끝내기 안타를 날리면서 경기를 종료시켰다.

Ortiz fights it off, center field! Damon running to the plate! And he can keep on running to New York! Game 6 tomorrow night!
오티즈가 밀어내면서 중견수 앞에 떨어뜨립니다! 데이먼이 홈으로 달려듭니다! 그대로 뉴욕까지 달려도 되겠습니다! 내일 밤 6차전에서 뵙겠습니다![18]

결국 시리즈의 행방은 뉴욕에서 결정나게 되었으며, 시리즈 스코어는 여전히 3:2로 양키스가 리드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레드삭스의 남은 선발을 통해 서서히 역스윕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4.6. 6차전

2004년 10월 19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OS 커트 실링 0 0 0 4 0 0 0 0 0 4 11 0
NYY 존 리버 0 0 0 0 0 0 1 1 0 2 6 0
승: 커트 실링(1승 1패)
패:존 리버(1승 1패)
세: 키스 폴크(1세)
Curt Schilling's performance tonight will long live in New England baseball lore.
오늘 커트 실링의 피칭은 뉴 잉글랜드 야구 역사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비로 인해 펜웨이에서의 경기가 지연되었기 때문에 경기장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5차전 바로 다음날 경기가 진행되었다. 양팀의 선발은 커트 실링과 존 리버.

이 경기에서 그 유명한 블러디 삭스가 생겨났다. 커트 실링은 당시에 발목 섬유가 끊어진 상황에서 부상을 참고 등판을 했는데, 이 당시에 신었던 양말에 피가 번진 모습이 찍히면서 레드삭스의 사기가 상승하였다.[19]

실링이 부상을 당한 것 때문에 기습번트를 통해 안타를 노릴 거라 예상한 사람도 있었지만 양키스 타자들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파일:external/4.bp.blogspot.com/A-Rod%2Band%2BBronson%2BArroyo%2BGame%2B6%2B2004%2BALCS.jpg

사실 이날은 블러디 삭스 못지않게 유명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파리채 사건도 일어난 날이었다.


8회말 양키스의 공격에서 1사 1루 상황, 주자는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평범한 1루 땅볼을 치고 1루를 향해 달리지만 그 순간 로드리게스를 태그하러 오던 브론슨 아로요가 공을 놓쳐버리고 그 사이 로드리게스는 2루로, 지터는 홈인하여 양키스는 3:4로 추격점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로드리게스의 수비방해를 언급하며 심판에게 항의했고, 슬로 비디오로 확인해 보니 로드리게스가 아로요의 팔을 내리쳐서 글러브에서 공을 놓치게 만든 게 명백히 확인되며 6심 합의로 수비방해 인정. 로드리게스의 삽질 때문에 추격점은 날아가고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난 채 2사 1루가 된다. 다음 타자는 범타. 이 사건 이후 로드리게스의 평판은 땅으로 추락했다.[20]

경기는 4회초 1:0으로 앞선 레드삭스의 마크 벨혼이 3점 홈런을 치면서 일찌감치 쐐기를 박았다.[21]


양키스는 버니 윌리엄스가 솔로홈런으로 추격했지만 브론슨 아로요 키스 폴크에게 막히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실링은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두었고, 리버는 7.1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이로써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7전제 시리즈 3연패 뒤 3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결과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결전의 날이 밝았다.

4.7. 7차전

2004년 10월 20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OS 데릭 로우 2 4 0 2 0 0 0 1 1 10 13 0
NYY 케빈 브라운 0 0 1 0 0 0 2 0 0 3 5 1
승: 데릭 로우(1승)
패: 케빈 브라운(1패)

양팀의 선발은 데릭 로우 케빈 브라운.

레드삭스는 초반부터 조니 데이먼이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매니 라미레즈의 타구에 홈에서 보살당하면서 공격의 흐름을 끊나 싶더니 뒤이어 나온 데이비드 오티즈가 투런 홈런을 쳐냈다.

2:0으로 레드삭스가 리드를 잡자 점차 양키스에게 불안한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2회초에도 케빈 밀라- 빌 밀러- 올랜도 카브레라가 1안타와 2볼넷을 만들면서 걸어나갔고 1사 만루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조 토레 감독은 케빈 브라운을 급히 강판시키고 3차전에서 호투했던 하비에르 바스케스로 불을 끌 생각이었다. 그리고 타석에는 조니 데이먼. 시리즈 성적이 29타수 3안타 0.103로 워낙 부진한 한지라 레드삭스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이먼은 바스케스의 초구를 강타하여 우월 그랜드슬램을 쳐냈다. 게임 스코어 6:0. 그리고 양키 스타디움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3회말 데릭 지터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지만 중심타선이 침묵하는 양키스에게는 큰 점수 차이였다. 게다가 조니 데이먼이 다음 타석에서 하비에르 바스케스를 상대로 또다시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레드삭스 쪽으로 경기가 완전히 기울어버렸다.

마운드에서는 데릭 로우가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양키스의 타선을 묶었다. 그리고 7회에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구원 등판. 이는 전년의 악몽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었는데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결과적으로는 실패. 그럼에도 이미 상황이 상황인지라 팀도 페드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양키 스타디움에는 "Who's your daddy?"가 가득히 울렸지만 그것은 양키스의 시리즈 마지막 득점이었다.

벨혼의 솔로 샷과 올랜도 카브레라의 희생플라이를 통해 2점을 더 뽑은 레드삭스는 9회말까지 양키스를 틀어막고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스코어 4:3. 메이저리그 최초의 7전 4선승제 역스윕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데이비드 오티즈는 2연속 끝내기 포함 결승타만 세 차례를 기록하며 ALCS MVP가 되었다.

5. 뒷이야기

  • 이후 레드삭스는 기세를 몰아 2004년 월드 시리즈에서 카디널스를 4:0으로 완파하고 88년만에 월드 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청산했다.
  • 사실 마리아노 리베라는 친척의 부고로 인해 3차전이 진행될 동안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에 이동하면서 피로를 풀지 못해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다고 한다.
  • 이때는 NLCS 또한 박빙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3으로 꺾고 진출하였는데, 5차전에서는 제프 켄트의 끝내기 쓰리런, 6차전에서는 짐 에드몬즈의 워크 오프 홈런이 터지는 등 저쪽도 박터지게 싸웠다. 그러나 이쪽 동네가 역대급 드라마를 쓴지라 묻혔다.
  • 이 당시 활약했던 매니 라미레즈 데이비드 오티즈가 약쟁이로 드러나자 일부에선 04년 우승을 반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반론] 사실 이 시리즈에서의 매니 라미레즈의 스탯을 분석해 보면 승리 확률 기여도는 준수해 보이지만 우승 확률 기여도를 보면 빌 밀러에 이어 2번째로 낮았다. 오티즈는 포스트시즌 내내 활약하기는 했는데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 2003년 비공식 약물 검사에서 적발된 이후 단 한 번도 약물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는 등 빼도박도 못할 약쟁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복잡한 편이다. 당장에 같은 약쟁이로 취급되는 매니 라미레즈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만 해도 계속 약물 빨다가 출장 정지 당하고 되도 않는 언플을 하다가 불명예 은퇴당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23]
  • 이 시리즈에서 의외의 활약을 보인 것은 데릭 로우. 부진한 정규시즌 성적 때문에 ALDS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지만 커트 실링이 부상당한 4차전에서 등판하여 호투, 이후 마지막 7차전에서도 호투를 보여 월드 시리즈에서도 선발투수로 활약한다.
  • 나이키는 시기적절하게 7차전이 끝난 후 레드삭스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광고를 틀었다.
  • 이후 레드삭스는 200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ALCS에서도 1:3으로 벼랑끝에 몰리지만 조시 베켓의 역투로 되살아나며 나머지 6/7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월드 시리즈에 진출, 콜로라도 로키스를 스윕시키며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13년 2018년도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한정으로는 최다 우승팀이 되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 09년 딱 한 차례 우승한 양키스와 입장이 완전히 뒤집혔다.
  • 2013년을 마지막으로 마리아노 리베라가 은퇴하면서, 9월 15일 양키스의 시즌 마지막 보스턴 원정 경기에서 리베라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보스턴은 2004 ALCS 4차전 9회 "The Steal"의 주인공들(케빈 밀라, 데이브 로버츠, 빌 밀러)의 인터뷰와 당시 게임 영상, 그리고 이듬해 2005년 펜웨이 파크 개막전에서 나온 레드삭스 팬들의 함성을 보여주었다.
  • 이 시리즈에서 레드삭스를 승리로 이끌고 월드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테오 엡스타인 단장은 12년 후 월드 시리즈에서 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프랑코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감독으로, 엡스타인은 시카고 컵스의 사장으로. 이때도 04 ALCS 못지않은 명승부가 나온 건 덤.

[1] 이 시리즈 이전에는 MLB에서 시리즈 스코어 0:3에 몰린 팀은 리버스 스윕은 고사하고 7차전까지 가지도 못했다. 현재까지도 시리즈 스코어 0:3에서 3:3이 된 사례는 이 시리즈를 포함해 단 두 번이다. [2] 당시 8회 들어 마르티네스의 제구가 급격히 무너지고, 구위도 흔들려 분명 구원 투수를 투입할 타이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레드삭스 감독 그래디 리틀은 페드로를 지나치게 신뢰한 나머지, 그리고 팀의 불펜진을 지나치게 불신한 나머지 두어 번의 교체 타이밍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 결국 레드삭스는 동점을 허용했고 월드 시리즈 진출도 좌절된다. 시리즈가 끝나자 리틀은 바로 경질되었는데, 정규시즌의 쓸놈쓸 기질과 이 결정적인 투수 교체 실수에 대한 문책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3] 2018년부터 양키스의 감독으로 임명되어 2022년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4] 헌데 애런 분은 이 시리즈 후 오프시즌 중 농구를 하다 다리가 부러져서 양키스의 3루에 공백이 생겼고, 양키스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5] 항목에도 나와있다시피 이때 컵스 팬들의 열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컵스의 NLDS 맞상대였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십수 년 동안 지구 우승을 연달아 하고도 번번이 디비전/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물을 먹으며 팬들마저 지구 우승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지라 포스트시즌 경기임에도 홈구장의 표가 안 팔리고 있었는데, 이 잔여표들을 컵스 팬들이 쓸어담으며 사실상 디비전 시리즈 5경기 모두 컵스의 홈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분위기였다고 한다. [6] 에이로드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억대 연봉과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는 기행으로 구설수에 올라 레드삭스 수뇌부에겐 골칫거리 같은 존재였고,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레드삭스가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유리몸이었음에도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당시 계획은 에이로드-매니 교환에 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 매글리오 오도녜즈-노마 교환이었다고. [7] 지터의 타격 성적도 물론 훌륭하지만 에이로드의 그것은 유격수로서는 말도 안되는 2년 연속 50홈런을 포함한 6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압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불안한 수비의 지터와 달리 에이로드의 수비력은 안정적인 편이라 단순 실력으로 보면 에이로드가 유격수를 차지하는게 맞지만 지터가 뉴욕의 황태자이자 양키스의 골든 보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유격수 자리를 넘볼 수가 없었던 것. 물론 이후에 에이로드의 도핑 사실과 이와 관련된 추문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지터가 유격수 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게 결과적으로는 옳은 선택이 되었다. [8] 양키스의 선발이었던 로저 클레멘스는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상황이었다. [9] 특히 하비에르 바스케스는 ERA 4.91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찍는다. [10] 사실 이때까지의 레드삭스는 00년대 초반까지의 삼성 라이온즈처럼 지나치게 성적지상주의에 입각한 선수 운영 방식을 고수했다. 로저 클레멘스,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이와 비슷하게 팀을 떠났다. [11] 원문은 I can't find a way to beat them at this point. ... What can I say? I just tip my hat and call the Yankees my daddy. 여기서의 daddy는 아버지라는 뜻이라기보다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의미로 보는 게 옳다. [12] 1918년 이후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얻어맞고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을 한탄한 것이다. [13] 이는 경기의 승리뿐만 아니라 시리즈의 열세를 뒤집는 시발점이었다. 이 도루의 주인공 데이브 로버츠는 트레이드된 후 3개월 동안만 뛰고 04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적하였음에도, 07년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온 펜웨이 파크 원정에서 매 타석 기립박수를 받았다. [14] 호르헤 포사다가 공격력은 좋지만 도루 저지 등의 수비력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2011년엔 결국 포수 마스크를 러셀 마틴에게 뺏겼다. 만약에 도루 저지까지 좋았다면 그게 바로 이반 로드리게스. [15] 이 영상은 마리아노 리베라가 2013년 9월, 본인의 마지막 보스턴 원정경기 등판을 앞두고, 레드삭스 구단에서 제작한 송별 영상에 포함된 장면이다. 숙명의 라이벌 양키스의 위대한 클로저를 무너뜨리고 밤비노의 저주까지도 깨부쉈다는 당시의 기쁨과 함께, 리베라에 대한 경의를 담은 영상이다. [16] 경기가 익일 새벽까지 진행되었으므로. [17] 배리텍은 스위치 타자지만 무시나와의 대결에서는 우타석에 섰다. [18] 끝내기 안타 후 당시 중계를 맡은 MBC ESPN(현 MBC SPORTS+)의 캐스터 한명재는 앞선 4차전 현지 중계 끝내기 콜을 응용하여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라는 멘트를 남겼다. [19] 이게 진짜 피가 아닌 요오드라는 설도 있다. 경기 전에 실링이 부상을 당한 것은 맞지만 피가 베어나올 정도의 수술은 아니었다는 주장. 공식적으론 피가 맞지만 핏빛 양말 이야기 때마다 나오는 음모론이기도 하다. 물론 피든 요오드든 간에 부상을 참고 등판한 것 자체는 사실이다. [20] 평범한 땅볼이었으면 2사 2루가 되었을텐데 괜시리 쓸데없는 플레이로 2사 1루가 돼버렸기에 양키스 팬들에게도 도대체 왜 그랬냐면서 까였다. [21] 이 타구도 관중의 손에 맞아 심판 합의 판정이 진행됐다. [반론] 물론 약물복용이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는 맞지만 그렇게 따지면 마찬가지로 약쟁이였던 로저 클레멘스를 끼고 1999~ 2000년 월드 시리즈 2연패를 찍은 양키스나 2002년 월드 시리즈에서 약쟁이 트로이 글로스가 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우승한 애너하임 에인절스, 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약쟁이 멜키 카브레라를 끼고 갔고, 후에 월드 시리즈 우승도 차지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대부분의 팀들의 우승도 반납해야 된다. 당장 4차전에서 오티즈의 끝내기 홈런을 지켜본 우익수 게리 셰필드와 7차전 선발이었던 케빈 브라운, 2004 시즌에는 휴스턴 소속이었지만 총 15시즌을 양키스에서 뛰며 우승 5번을 차지한 앤디 페티트 역시 약쟁이였으며, 또한 양키스가 2002 시즌에 영입한 제이슨 지암비, 2004 시즌에 영입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모두 약쟁이였다. 2004년 월드 시리즈 상대였던 카디널스의 팬들이야 억울할 수 있겠다만 양키스 팬들이 억울하다고 하는 건 억지에 가깝다. 더구나 양키스의 2009년 우승도 포스트시즌 내내 미친 활약을 한 로드리게스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23] 한국에서는 미국 야구 기자들이 오티즈만 명예의 전당에 들여보내고 나머지 약쟁이들에게는 표를 주지 않는다고 비난의 여론이 강하지만, 미국 현지에선 오티즈와 나머지 약쟁이들의 결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