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7 06:22:33

1절만 하자


1. 개요2. 유래3. 원인4. 여담

1. 개요

인터넷 드립으로서의 1절만 드립은 똑같거나 비슷한 내용의 드립이 너무 과하게 반복돼서 어느 순간부터 식상해지고 지루해지고 재미없으니까 이제는 그만 좀 하라거나 용건만 간단히 말하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뇌절이랑 의미가 동일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요즘에는 뇌절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현실이나 인터넷의 대화에서는 개드립의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이들은 드립을 통해 재미를 주고자 하는데, 성공적이고 재미있고 유쾌한 드립이라면 담화의 분위기는 들뜨게 되고 시류에 편승한 개드립이 연속된다. 그러나 이것이 처음부터 자신의 취향과 안 맞거나 어느 순간부터 처음의 재미와 초심을 잃고 영 좋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면 "하지 마", "지겹다", "그만 해라", "이제 됐다", "알았다",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가만히 있어라", "더는 두 눈 뜨고 못 봐 주겠다", "나대지 마라", "촐싹대지 마라" 등의 의미들로 이 말을 한다. 이 말을 자주 듣는다면 현재 주변 상황을 보고 이 행위가 통할 것인지를 적절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듣는 상대가 뇌절이란 말을 모른다면 계속 하게 된다. 애초에 신조어를 젊은이들이라면 무조건 닥치고 다 알 거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대에러.

그만해 미친놈들아가 다들 재밌어할 때에도 막장성에 대한 웃음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반면 1절만 하자는 억지 밈, 드립이 너무 지속될 때 이제 그만 적당히 끊고자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바리에이션으로 1절이라도 좀 해라가 있다. 이 쪽은 1절만충을 비롯한 진지충에게 쓴다. 1절 드립을 자주 치는 사람에게는 너나 1절만 좀 해라라고 맞받아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의 표현을 막고, 당연히 자신도 이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입을 다물어버리고 아무 말도 안 하게 된다. 모든 인터넷 글을 보는 것 자신의 선택이란 것을 망각하게 된 것이다. 항의를 할 만큼 어떤 손해를 본 걸까? 일상에서의 화풀이를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 푸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손해본 것: 시간, 마우스 누를 힘.

2. 유래

말의 유래는 다름아닌 애국가. 유행 극초기에는 "애국가 4절까지 다 할거냐? 1절만 해라."라는 식으로 문장으로도 많이 쓰였다.

2024년 기준으로는 한국인들도 애국가를 부를 기회 자체가 많지 않지만, 초등학교 이전 국민학교 세대만 해도 1주일 최소 한 번은 아침조회라는 걸 학교에서 했고, 이 아침조회 때 국민의례로 애국가를 부르던 게 일주일 일과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30대 후반 이상의 한국인들은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조회 시간마다 거의 매주 애국가를 질리도록 불러야 했고, 이럴 때는 보통 시간 문제로 말 그대로 1절만 부르거나 아니면 1절만 너무 부르다 보면 좀 식상하거나 아니면 다른 절들도 기억을 잘 하게 할 요량으로 다른 절들 중 하나만을 대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아예 국민의례할 때 "다음은 애국가 제창이 있습니다. 애국가는 1절만 부르겠습니다[1]."라고 사전 공지부터 하고 시작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건 2절 이후의 절들 중 하나를 대체한다고 하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2절 가사부터는 잘 기억을 못 해 당황한다[2]. 더군다나 애국가는 전 세계 국가들 중엔 그나마 가장 짧고 문장도 쉬운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조회가 너무 늘어진다는 생각에 참을성을 잃고 화를 내기 마련이었다.[3] 이럴 때 학생들(심지어 교사들도) 사이에서 나오는 탄식이 바로 '제발 좀 1절만 합시다'였다. 때문에 인터넷이 아니라 현실에서 수십년 전부터 쓰였던 말이다. 유래 때문에 워낙 범용적인 맥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잔소리나 불평불만 등이 끝없이 반복될 때도 사용된다. 바꿔 말하면 "했던 말 또 하지 말아라.", "이제 그만해(작작해)!" 등과 상통한다. 또한 이런 유래 덕에 기성세대들도 다른 신조어들와 달리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가 쉬웠고, 그래서 신조어 중에서는 드물게 퍼지자마자 전 세대에서 널리 통용되는 말이 되었다.

코미디빅리그의 옛날 코너 용명왈에서도 동생 김병욱이 "제발 형 1절만 해라!"고 하소연하니까 형 김용명은 되레 " 동해물과 백두산이~♬ 남산 위에~" 하는 드립으로 받아치면서 동생을 더 돌아버리게 만드는 내용이 있다.

노래방에서는 시간이 부족한데 부르고 싶은 노래는 많을 때 1절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다.[4]

오랫동안 쓰여진 이 표현이 인터넷에서 의미가 확장되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이득을 볼만큼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득을 보겠다고 무리수를 두다가 역으로 지금껏 본 이득을 다 날리거나 크게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주로 쓰인다. '교전에서 이득봤으면 빼야지 거기서 2절, 3절을 계속 하네' 같은 말들이 솔랭이나 프로경기 관전 등에서 종종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러다가 디씨나 카카오TV 같은 인터넷 방송 등지에서 여기에 살을 더 붙여 "1절, 2절, 3절, 명절에 큰절, 카카시 뇌절까지 하네 ㅋㅋ" 라는 식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게 더 발전해서 '대관절 몇 절까지 하려는 거냐'라는 비꼬는 멘트도 생겼다. 그게 마지막 뇌절 부분만 빠져서 뇌절이 유행어가 된 것. 뇌절은 1절만 해라의 최신 인터넷 개정판 용어인 셈이다.

3. 원인

개그, 개드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황금과도 같은 타이밍이 필요하다. 또한 듣는이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드립의 소재가 신선해야 하며 듣는이가 예상못한 곳에서 의표를 절묘하게 찔러야 한다. 일단 처음 드립이 큰 반향을 얻었다면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이어지는 드립들의 성공 여하를 보장해 주지는 못하는데, 일단 하나의 드립이 지나가는 동안 자연히 시간은 흘러가게 십상이며, 비슷한 소재로 둘 이상의 이야기가 연달아 나오면 점차 신선함은 떨어지게 된다.

그래도 두 번까지는 재미있는 드립이 될 가능성이 그렇게 낮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세 번째부터인데, 앞의 두 번의 드립으로 듣는 이들은 이미 '다음에 어떤 드립이 나오겠거니' 하는 모종의 인과관계를 인지하게 된다. 만약 이때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 그 대사를 던진다면... 개그맨과 코미디언이 어려운 직업인 이유를 생각해 보자.[5]

4. 여담

실제로 노래 가사가 2절 이상 되는 경우 특별한 상황에는 1절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전국노래자랑만 봐도 1절만 하고 2절 이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1절만 하자가 아니라 1절은 절대로 안 되는 노래가 있다. 대표적인 노래가 독일 국가인 Das Lied der Deutschen.[6] 여긴 반대로 3절만 하자.

'1절만 하자'의 반대로 매번 개그가 예측 불허의 센스를 보여줘서 웃음을 주는 경우에는 '1절이 도통 안 끝난다', '영원한 1절'라고 활용해서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캐치마인드 저가 코스프레가 관련 짤로 많이 나온다. 참고로 가사가 몇 절이든 같은 선율로 반복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선율로 부르는 음악을 말하는 정식 음악 용어로 통절 형식이라는 게 있다.
[1] 혹은 "이번 주에는 1절/2절/3절/4절을 부르겠습니다." [2] 물론 이는 국가 제창 문화가 있는 미국, 프랑스 등 다른 일부 외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국가들도 국가의 2절 이후도 아는 사람은 전체의 4~50%고, 전 소절 다 아는 사람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3] 가뜩이나 조회시간을 잡아먹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말씀' 타임 때 애들이 지루해 죽겠는 마당에 그 외 각종 쓸데없는 것들로 시간 늘어지는 게 달가울 리가 없다. 참고로 훈화말씀 타임은 전체 조회 시간이 40분이라고 치면 25분에서 30분을 잡아먹는다. 그나마 상장 수여식이 있다면 알아서 줄이지만, 만일 없다면... [4] 물론 코인 노래방은 제외다. [5] 물론 개그콘서트 시청률의 제왕 같은 예외도 있다. 애초에 막장 드라마를 풍자하는 것이기에 막장인 상황이 밑도 끝도 없이 계속해서 나온다. [6] 독일의 국가는 3절까지 있지만, 현재는 3절을 제외하곤 법적으로 국가가 아니다. 1/2절의 내용이 독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나라고 가장 자랑스럽다는 내용인데, 이게 과거의 우상화를 연상하기 때문.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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