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십자군 이야기로 유명한 만화작가 김태권의 역사 만화책.[1] 10권 계획으로 1권 '진시황과 이사'부터 3권 여태후까지 출판되었으나 2010년 이후로 중단되었다.각 권은 그 시대의 대권을 차지한 인물과 2인자에 해당하는 인물의 이야기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작가 본인은 한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세계사적 흐름에서 살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세계사적 관점이라는 거창한 시각보다는 인물 개개인의 내면을 살펴보는 전기물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기를 중요한 텍스트로 사용해서 일지도 모른다.
삽화에 상당한 공을 들인 듯 한데 의복이나 무기, 심지어 장식 무늬 등은 어디서 참고해 그렸는지, 거의 매 장마다 아래에 주석처럼 써놓았다.
2. 1권 진시황과 이사
대권을 차지한 인물은 진시황. 그 2인자로는 이사를 내세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진시황이 여불위나 자신의 어머니인 황후와 같은 기성세대를 밀어내며 권력을 잡고 천하 통일을 이룩한 뒤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사는 밑바닥에서부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까지 올라가는 처절한 노력을 담고 있다.표지는 진시황이 장식하고 있다. 고우영의 십팔사략에 등장한 것처럼 야심찬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작가 서문에서 서양 군주가 진시황처럼 통치했다면 명군으로 평가되었을 것이나, 서구 중심적 시각에 의해 평가 절하되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호해도 사실 유능하지만 아직 철이 없어 조고에게 이용만 당하다 죽었다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사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이 잔학무도한 법가 새퀴들!!!'이라는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사회개혁에 목숨을 거는 개학가로서의 모습이 강조되었는데 이는 이사의 절친 한비자도 마찬가지. 이사가 한비자를 죽인 이유가 단순히 질투 때문 만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2권에서 항우의 봉건제 부활이란 흐름과 연계짓는다면, 이는 법가를 유가와 대척점에 있는 사상으로 놓기 위함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 더 부합되는 인물인 한비자가 진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3. 2권 항우와 유방
제목은 항우와 유방이지만 비중은 항우와 한신이 더 크다. 처음부터 한신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당대의 대권을 차지한 인물로 항우를 내세우고 있으며 아마도 당대의 가장 대표적인 2인자인 한신의 생애를 흝어보고 있다. 그 외의 2인자인 범증노인[2]이나 장량, 소하 등의 비중은 극히 적다. 항우의 성장에서 처절한 몰락까지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비렁뱅이 날건달 한신이 천하를 삼분하는 대원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고 있다.표지는 유방이 장식하고 있다. 헌데 한나라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유방은 왠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마의 그 주름도 그렇고 둥글넙적한 얼굴도 그렇고. 그리고 유방을 유 막둥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욕쟁이에 무례한 사람이었다고 소개하면서, 평민 건달 출신인 그가 예법 같은 거 배울 시간이 있었겠나며 당연히 무례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언급한다. 유방 본인도 걸쭉한 욕을 하면서 '나 살기도 힘든데 예절은 개뿔'이라고 투덜거린다.
항우는 기존의 역발산세, 힘만 아는 뇌도 근육남이 아니라 세련된 귀족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한다. 동시에 시대변화를 깨우치지 못한 구시대 엘리트로서의 항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신은 한나라 왕족이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역사에 충실하게 초나라 출신 날건달로 등장시킨다. 탁월한 군사전략가의 모습과 야심을 가진 정치가의 모습 양면을 묘사하였다.
4. 3권 여씨와 유씨
유방의 행적은 2권과 3권에 흩어져서 나와있고 3권의 비중이 좀더 큰 편이다. 하지만 3권에서 대권을 잡은 인물로 내세우는 이는 여태후. 시작부터가 여태후의 독백이다. 사기와 비슷하게 여태후를 평가하였다. 정치적 적대자들에 대해서는 냉혹하고 잔인하였지만 일반 민중들에게는 딱히 폭압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으며 사회안정에 노력을 했음을 인정해주었다.다양한 2인자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사부터 장량, 소하, 한신 등 처세에 실패[3]한 2인자들과 처세에 능해 결국 한 제국을 안정시킨 진평을 대비시키며 표현하고 있다.
4.1. 2인자들
- 한신: 처세와 아첨에 능하지 못해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2인자.
-
장량: 정치에 능하지 못해 산속으로 숨어들어간 2인자.
실제론 산에 들어간적 없다. - 소하: 한번의 실수로 감옥을 드나드는 실수를 한 2인자.
- 진평: 교활한 처세로 위기를 모면하고 천하를 안정시킨 2인자.
[1]
십자군 이야기 3권에서 깨알같이 광고를 실어놓았다.
[2]
항우의 모사
[3]
사람들은 흔히 도가적인 입장에서 어찌됐건 살아남은 장량과 소하도 성공적으로 쳐주지만 여기서는 끝까지 살아남아 여씨 일파를 몰아내고 권력 구도를 뒤바꾼 진평을 높게 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