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12 15:23:59

케플러의 추측

1. 개요2. 증명3. 관련 문제4. 기타

1. 개요

공간을 구로 채우는 방법에 대한 요하네스 케플러의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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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공간에서 여러 개의 를 가장 밀집하게 배열하는 방법은 면심입방격자(FCC, 왼쪽) 또는 육방최밀격자( HCP, 오른쪽)[1]구조라는 추측이다. 이 방식으로 배열하면 한 구에 12개씩 접하는 방법으로 배열할 수 있는데, 약 74.0%정도의 효율이라는 것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엄밀히는 육각형격자로 채울 때 두번째 층을 놓는 법이 두 가지이므로 효율이 같은 무수히 많은 배치 방법이 존재한다.

케플러의 추측은 간단히 말하면 "이보다 더 효율적인 배열 방법이 존재하는가?"이다.

국소적으로는 3차원에서는 구에 12개를 접하게 하면서 더 효율적인 채우기 방법이 있지만, 더 큰 공간에서는 그 다음 구를 채우면서 그 주변 부분은 비효율적으로 채워 진다. 때문에 수학자들은 아마도 맞을 것으로는 생각했지만 증명은 하지 못했다.

케플러의 추측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마찬가지로, 질문 자체가 매우 단순하면서도 제기된지 대단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증명된 것으로 유명한 수학계의 손 꼽히는 난제 중 하나였다. 심지어 케플러의 추측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보다도 더 긴 무려 387년만에 해결된 난제이다.[2] 그러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그걸 증명해낸 앤드루 와일즈의 사례가 나름 유명한 것과는 달리, 케플러의 추측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2. 증명

질문 자체가 매우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막상 증명하기는 난해한 문제였기 때문에 4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은 수학자들이 증명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악명 높은 난제였다. 이미 대수적인 방법을 이용한 증명은 19세기 들어서는 거의 포기 단계에 이르렀고, 이후 별의별 방법으로 다양한 증명의 시도들이 등장했었는데, 개중에는 심지어 구 모형들을 무중력 상태에 두고 인력에 의해 서로 뭉쳐지면 어떤 배열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여 증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3]

결국 케플러 사후 4세기가 지난 1998년, 토마스 헤일스가 컴퓨터를 이용한 증명을 발표하였다. 워낙에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거의 확실하다는 수준에서 인정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증명이 검증되진 않았다. 관련 학자들은 아마도 맞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증명했다는 점에서 4색 문제와 유사하다.

참고로 헤일스가 이끄는 수학팀은 2014년 새로운 증명을 발표하였고, 2017년 리뷰를 통과하여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관련 논문

3. 관련 문제

케플러의 추측과 관련된 변형 문제로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
  • (n+1) 차원의 유클리드 공간에서 반지름이 1인 n차원 에 반지름이 1인 n차원 구을 최대로 많이 접할 수 있는 수. 3차원일때는 뉴턴이 12개가 최대라고 추정했으며, 이것이 옳음이 증명되었기에 뉴턴 수(Newton Number)라고 부른다. 현재 연구 결과로 알려진 뉴턴수는 1, 2, 3, 4, 8, 24차원일때의 수만이 알려져 있으며, 그 외의 차원은 상계와 하계만이 알려진 상태다.[4][5][6] 그나마 25차원 이상은 상계와 하계를 구할 생각도 못 하고 있다.
  • 같은 부피씩을 포함하는 가장 효율적인 비눗방울의 구조 - 절대온도를 만든 켈빈이 제안한 깎은 정팔면체가 최대라고 생각이 되었지만 다른 구조가 발견되었다. 이 구조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장 설계에도 쓰였다. 영재원 문제로 겁나 많이 나오니까 알아둬라
  • 가장 효율적인 벌집의 속 구조 - 이 만드는 벌집보다 내부 구조가 효율적인 벌집을 사람이 찾아냈다. 다만 그 차이는 겨우 0.NN%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4. 기타

참고로, 케플러의 법칙과는 다른 것이다. 이는 케플러를 유명하게 만든 천체 운동에 대한 내용이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천문학자로는 치명적이게 시력이 좋지 않아 티코 브라헤 인간 컴퓨터[7]로 고용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케플러가 추측한 증명은 같은 인간 컴퓨터가 아니라 전자식 컴퓨터가 증명해냈다.


[1] 육방조밀격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2]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358년만에 증명되었다. 케플러의 추측은 페마정보다 거의 30년이나 더 오래 묵은 난제였던 셈. 그러나 케플러의 추측이 풀리는 데 가장 오래 걸린 문제는 아닌데, 기원전에 제기되어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된 3대 작도 불능 문제가 최고봉으로, 케플러의 추측보다 아득하게 오래된 무려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이나 묵혔다가 풀렸다. [3] 자연은 가장 효율적인 배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물리적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막연하고 경험적인 생각만으로 행해진 입증 시도로, 이 경우 실제로 육방최밀격자 배열이 나타나기는 했으나, 당연히 이러한 방법은 수학적인 증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4] 갑자기 5차원부터 7차원까지를 건너뛰고 8차원, 9~23차원을 건너뛰고 24차원이 알려진게 이상할지 모르지만, 수학이나 물리학에서는 차원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늘어난 차원이 가지는 성질이 일종의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차원에서 더 쉽게 풀리는 경우가 있다. [5] 고차원에서 더 잘 풀리는 좋은 예가 칼루차-클레인 이론. 상대성이론을 5차원으로 확장시킨 것 만으로도 상대성이론이 맥스웰 방정식을 포괄하게 된다. 다만 전자의 자기력 계수가 이상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인해 잊혀졌었다. 지금은 재규격화와 차원을 11차원 이상으로 확장시키는 것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6] 1차원에서의 뉴턴수는 2(1차원 구 = 점. 한 점을 중심으로 수직선에서 좌 우로 반지름 r만큼 떨어진 두 점의 집합이 1차원 구의 정의다. 반지름 1의 1차원 구 3개가 연달아 늘어서 있을 경우, 중앙의 구의 좌 우에 다른 구가 접할 수 있으므로 1차원 뉴턴수는 2), 2차원에서는 6(2차원 구 = 원), 3차원에서 12, 4차원에서 24이며, 8차원에서는 240, 24차원에서는 196,560개다. [7] 컴퓨터는 어원이 계산기 같은 도구가 아니라 천문학이나 세무사 등 계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에서 유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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