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9 11:43:18

아홉수

1. 개요2. 예시3. 대중 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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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홉( 9)이 들어간 수. 십진법 체계에서 9는 1의 자리 수 중에서 가장 큰 수로 매우 강력한 대상을 묘사할 때 널리 쓰이곤 하지만, 동시에 100, 1000 등의 "딱 떨어지는" 숫자가 되기 직전의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1] 이게 경우에 따라서 수치 자체는 분명히 종이 한 장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결과는 많이 차이나게 된다. 그래서 최종 보스의 전투력을 999로 해놓고 주인공 일행의 최종 전투력을 1000으로 해놓아서 마지막에 간발의 차로 이기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9의 특성 덕에 아홉수는 마지막 관문, 대격변 직전의 상태 등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2] 옛날 조선에서 아홉수란 만나이가 아닌 본나이로 19세, 29세[3]처럼 나이 끝에 9가 들어가는 나이로 남자나이에 이 수가 들면 결혼이나 이사를 피하였다. 오죽했으면 99살에 죽을 바에 차라리 80살이나 90살에 죽는 게 더 나을 정도.[4] 현재도 세는나이가 남아있어 N0살에 죽는 경우 만나이로는 앞자리수가 더 작을지라도, 특정 나이대를 겪고 사망했으니 인식이 다르다.[5] 특히 세는 나이의 경우 19세는 미성년자의 마지막, 10대의 마지막, 고등학생의 마지막, 청소년의 마지막, 학창시절의 마지막 소년기의 마지막 등 완전히 아홉수이다. 다만 만 나이의 경우는 10대의 마지막인 것을 제외하면 성인이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마지막 관문"이라는 아홉수의 상징성을 이용해 "완성을 눈앞에 두고 삐끗하다", 다시 말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다"와 "인생의 완성 직전에 불행이 찾아오는 나이"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제일 많다.[6]

그런데 따지고 보면 100처럼 딱 떨어지는 수라고 해도 다른 관점으로 보면 101이 되기 직전의 수이다. 또한 어차피 크고 작은 것도 상대적이기 때문에 100 정도만 해도 200이 되기 직전의 수라고 볼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100이든 200이든 1씩 더하기만 해도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는 유한한 수이다. 어차피 모든 수는 다 그럴텐데 이게 무슨 의미냐면 1000점을 찍어도 1024(210)점을 찍기 위해 또 해야 한다는 뜻이다. 뭐 1000점도 찍었는데 24점 더 찍는 것 쯤이야 쉽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3년은 1095일이다. 그래서 1095점을 찍는다. 1100점, 1111점... 1111점은 이미 1000점보다도 1.1배 넘게 큰 점수다. 다르게 비유하자면 100번째 손님까지만 받기로 하고 101번째 사람이 급하다며 애원하고 결국 들어주기로 하자 102번째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년도로 비유하자면 이번 생을 살면서 딱 한 번 볼 수 있는 2의 제곱년도인 2048년까지 수행해야 한다.[7] 그런데 이 역시나 십의 자리가 바뀌기 직전이라 2048년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수행한다. 2053년은 100주년이 두 번이나 있어서 이 때까지 하기로 했고 막상 또 그 해가 되니까 미국 공화당 창당 200주년인 2054년까지 하기로 했다. 덤으로 2056년은 두번째로 작은 완전수 28의 약수 합에 2000을 더한 수치이기도 해서 2054년까지 해도 결국 2056년이 되기 직전에 끝낸 셈이 된다. 설령 년 단위가 아니라 하루라고 해도 이렇게 가다보면 아마 평생 해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적다고 해도 결국 계속해서 1이라도 더해지는 이상 언젠가는 무리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아무리 재밌는 거라고 해도 2년 정도 하면 질리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수명이 끝날 때까지 한다고 해도 수명이 끝난 시점 역시나 다른 관점으로 보면 어떤 특정 수치에 도달하기 직전이다. 어렵게 설명되어 있는데 쉽게 따지자면 제아무리 많은 n이라도 유한한 이상 더 많은 n+1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아무리 큰 n도 n+1에 도달하기 직전의 값이니 한 번 끝낼 시기를 정했으면 함부로 연장시키지 말고 목표를 수행했으면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는 것이다.[8]

상술한 아홉수 여러 요소로는 이런 게 있다. 우선 최대치가 정해져있고 최대치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은 경우. 시험 100점, 만렙이 해당된다. 그리고 최대치가 정해져있지만 최대치에 가까워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서 도달할 수는 없는 경우. 아광속이 해당된다. 최대치는 정해져있되 너무 터무니없이 큰 경우. 예를 들어 최대치는 999999999999999인데 인간의 실력과 시간으로는 평생 해도 100000000 정도밖에 못 찍는 경우. 이 경우에는 어차피 최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키우면 오히려 백수 취급만 받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대치가 정해져있지도 않아서 한도 끝도 없이 키울 수 있는 경우. 마찬가지다. 현실에서는 무한히 키울 수 있는 거라고는 큰 수 정도밖에 없다.

2. 예시

아홉수의 저주(?)에 제대로 걸린 대표적인 예로는 구미호가 있다. 인간이 되기 위해 1000개의 간을 먹어야 하는데 999개까지 먹고 주인공에게 퇴치당하거나, 1000년동안 수행해야 하는데 1년을 남기고 주인공에게 퇴치되는 걸 자꾸 보다보면 나중에는 구미호가 불쌍하게 보이는 지경에 이른다.[9] 이런 클리셰 옆동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죠 다리를 지키던 무사시보 벤케이는 결투를 통해 999개의 칼을 뺏었는데 마지막 1000번째 칼을 뺏으러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와 격돌하다가 충복이 되었다. 이런 이유인지 아홉수 나이에는 액운이 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전통적으로 이 나이에는 이사나 결혼 등의 큰 일을 꺼리고, 은수저 등을 선물하면서 액운을 쫓곤 한다.

3부작으로 구성된 3부작 시리즈의 3편(3-3편)에서 3의 저주에 걸렸을 때에도 넓은 의미로는 아홉수의 저주라 볼 수 있다.

스포츠계에서는 이러한 아홉수가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야구 명언 중에 "2할 9푼타자는 하루에 2안타를 치면 좋다고 가족들에게 전화하지만 3할 타자는 하루 2안타를 쳐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연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사실 2할 9푼 타자와 3할 타자의 시즌 기록 차이는 찾아보면 130경기 기준이면 안타 2 ~ 4개, 많아야 10개 이하의 차이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 오브 에이스 이대진 투수도 아홉수에 걸려 100승을 달성하는 데 몇 번이고 실패하다가 마침내 시즌 막판인 2009년 9월 11일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류현진과의 선발 대결에서 승리해 100승을 달성했다. 이대진/선수 경력, KIA 타이거즈/2009년/9월 참고. KIA 타이거즈/2009년/8월 문서만 봐도 알겠지만 8월에 KIA 타이거즈는 20승 4패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두며 선두로 올라섰는데 이 4패 중 3패가 이대진의 것이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에 악플이 달려 이대진 선수 부인이 직접 글을 남기고 본인은 2군으로 내려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9년 9월 11일 경기 전날 주장 김상훈이 선수단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조범현 감독도 선수들을 불러 이대진 경기에 대충 플레이하지 마라고 미팅을 하는 등 온 선수단이 이대진의 100승을 위해 노력한 결과였던 것.

MLB에서는 알버트 푸홀스가 .299의 타율에 99타점 9도루 29병살을 기록한 적이 있다. 이에 기인해 푸홀스의 별명 중 하나는 구홀스.

한국프로야구 한정으로, 아홉수를 푸는 데 꼬박 12년이 걸린 팀도 있다. KIA 타이거즈는 V9까지는 1982년 구단 출범 이후 1983년 한국시리즈부터 1997년 한국시리즈까지 쾌속질주하며 아주 쉽게 했으나 V10을 달성하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팀이 매각되고 꼴찌도 2번 해 엘롯기로 묶이는 치욕을 당할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9번의 우승을 15년만에 이뤘으나 10을 채우는 데는 12년이 걸린 것.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한명재 캐스터도 나지완 끝내기가 나오자 아홉수를 푸는 데 꼬박 12년이 걸렸습니다. KIA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입니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K리그에선 상술한 KIA 타이거즈의 형제구단인 전북 현대 모터스가 V10을 한끗차로 놓친 2022년부터 부진하며 아홉수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장사할 때는 아홉수가 매우 효과적인 상술이 될 수 있다.[10] 알고 보면 가격을 아주 살짝 낮췄을 뿐인데 자릿수가 바뀌어 버리니 체감 효과는 훨씬 큰 것. 10만원짜리를 9만9천원에 팔거나 10달러짜리를 9.99달러에 파는 것 등이 좋은 예.[11][12] 잭필드 같은 데서는 하도 99가 판을 치니 아예 하나를 더 내려 대박을 쳤다. 일부 게임에서는 특정 자리수가 넘어가면 수수료가 올라가니 99를 붙혀 파는 경우도 많다.

MiG-29도 이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단 비행기 자체로는 좋은데, 소련이 수출할 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다운그레이드를 시켰고, 게다가 MiG-29가 만난 상대는 대부분이 미국.

음악계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Windows 8.1 다음이 Windows 9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프로그래머 입장으로썬 9x를 9로 처리하게 설계하는게 편해서 Windows 10이 되었다고 한다는 것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의선 능곡역의 경우는 지명 자체가 아홉수에서 유래했다. 문서 참고.

1999년 생은 19세가 되는 해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능 12시간 전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전무후무한 아홉수의 저주를 겪었다.

영화에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헤미안 랩소디가 유명한데, 엔드게임은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27억 9천만 달러와 한국 박스오피스 1390만명대, 보헤미안 랩소디는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9억원대와 한국 박스오피스 994만명을 기록하며 각각 28억달러-1400만, 10억달러-천만 관객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해 말 엔드게임의 자회사 디즈니에서 개봉한 겨울왕국 2가 엔드게임이 넘지 못했던 1400만 관객을 넘을 유력후보이었지만 1370만명을 기록하였다.

수도권 전철의 경우, 3기 지하철 계획 대부분이 무산되어[13] 1~9호선밖에 개통하지 않고 10~12호선 계획이 무산되었다.

3. 대중 매체에서


[1] 딱 떨어지는 경지에 도달하는 게 얼마나 어렵냐에 따라 아까울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으니 해당 경지에 수렴할 수록 좋은 것일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만렙이 99렙이거나 아광속의 경우(전자는 최대치인 99렙에 도달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후자는 광속에 수렴할수록 어렵다) 애초에 100렙이나 광속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까워할 일이 아니다. 광속과 비슷한 예시로 순도 100%의 순금이나 0%의 확률 돌파는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으니 100%에 수렴할수록 강력해진다. 반면 100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사망하는 것은 아까운 게 맞다. [2] 은하철도 999에서의 999호도 바로 "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여행을 위해 타는 열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이 때문에 키도 18세 생일날 179cm, 19세 생일날 179.9cm, 대망의 20세 생일날 180cm에 해당하면 의미가 크다. [4] 어차피 80대에 할 건 다 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남은 돈으로 먹고 살다 가는 것밖에 안 남았다. [5] 70,80,90,100살에 죽으면 만 나이로는 69,79,89,99살이지만 뭔가 세는나이 69,79,89,99살에 죽은것에 비해 더 오래 산게 느껴진다. 하지만 N9살에 죽을 경우 만나이는 N8살이라 아홉수가 아니지만 1년만 더 살았다면 이라는 생각이 크다. [6] 때문에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위의 딱 떨어지는 숫자가 되기 직전의 상태라는 뜻으로 사용하더라도 상대가 안 좋은 의미의 아홉수로 받아들이면 앞에서는 웃어도 인간관계가 파탄나기 십상이기 때문에 안 좋은 뜻으로 외우는 게 좋다. [7] 1960년대 초반생까지는 2048년까지 살 확률이 50% 미만이다. 물론 2048년 되면 수명이 더 길어지면 높아질 수도 있다. [8] 물론 만렙, 시험 100점처럼 최대치가 딱 정해져있고 최대치에 도달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니 전혀 아까운 게 아니다. 예시로 만렙이 99렙인 게임에서는 100렙을 찍는 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므로 98렙 찍고 게임 오버되는 게 아깝지 99렙 찍으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아까운 게 아니다. 엔딩이 있는 게임에서 엔딩까지 봤고 더 이상 할 게 없다면 왜 접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반대로 99까지만 표시되는 것도 아닌데 99킬 하고 게임을 깼다면 100킬 하고 게임 오버가 된 것만도 못하다. 똑같이 1000만 원 얻더라도 원래는 더 많이 얻을 상황이었다면 실망이듯이 말이다. [9] 그나마 전자는 간을 먹게 되는 과정이라도 악랄하다면 모를까 수행하는 것은 특히 더 그렇다. [10] 혹은 스피드런이나 타임어택처럼 적을 수록 오히려 좋은 것이면 넘어가는 것보다 도달하지 못하는 게 좋다. [11] 그래서 미국에선 이런 식으로 주머니에 쌓이는 1센트 동전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12] 이 외에 물건값이 1만달러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유는 1만달러가 넘는 순간, 미국 국세청에게 신고할 의무가 있는데 그래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9,990 달러 식으로 조금 낮춰서 판다. [13] 9호선과 3호선 수서~오금 연장 계획만 실현되었다. [14] 2013년 6월 16일부터 2013년 9월 29일까지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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