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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영화/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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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피키캐스트 연재분
2.1. 1화 - 인터스텔라2.2. 2화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3. 3화 - Her2.4. 5화 - 위플래쉬2.5. 6화 - 나이트크롤러2.6. 9화 - 매드 맥스2.7. 14화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8. 19화 - 그래비티2.9. 22화 - 액트 오브 킬링2.10. 23화 - 러브 라이브! The School Idol Movie2.11. 35화 - 스타 워즈2.12. 36화 - 버드맨2.13. 40화 - 클레멘타인, 무서운집2.14. 43화 - 아이돌 마스터 무비 : 빛의 저편으로!2.15. 44화 -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16. 46화 - 빅쇼트2.17. 51화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2.18. 54화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19. 58화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20. 60화 - 부기 나이트2.21. 62화 -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22. 63화 - 괴물2.23. 65화 - 8 마일2.24. 69화 - 수어사이드 스쿼드2.25. 77화 - 러브레터2.26. 79화 - 스포트라이트2.27. 85화 - 칠드런 오브 맨2.28. 89화 - 라라랜드2.29. 92화 - 로스트 인 더스트2.30. 93화 - 너의 이름은.2.31. 98화 - 핵소 고지2.32. 99화 - 로건2.33. 100화 - 나, 다니엘 블레이크2.34. 101화 - 문라이트2.35. 106화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36. 109화 - 존 윅: 리로드2.37. 116화 - 리얼2.38. 114화 - 원더우먼2.39. 118화 - 장화, 홍련, 소름2.40. 121화 - 엘르2.41. 127화 - 택시운전사2.42. 131화 - 여배우는 오늘도2.43. 132화 - 토르: 라그나로크2.44. 134화 - 저스티스 리그2.45. 135화 - 미스 프레지던트2.46. 139화 -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47. 140화 - 강철비2.48. 143화 - 다운사이징2.49. 146화 - 위대한 쇼맨2.50. 147화 - 플로리다 프로젝트2.51. 151화 - 퍼시픽 림: 업라이징2.52. 153화 - 리틀 포레스트(영화)2.53. 155화 - 3주년 특집2.54. 156화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55. 158화 - 블레이드 러너2.56. 159화 - 블레이드 러너 20492.57. 161화 - 버닝2.58. 165화 - 옥보단2.59. 177화 - 서치2.60. 185화 - 88컷으로 보는 부기데미 시상식2.61. 189화 - 범블비2.62. 195화 - 뺑반2.63. 기타
3. 카카오페이지 연재분

1. 개요

진지할 땐 진지해서 의외로 수준 높은 표현이 많이 나오며, 한 편에 한 번 정도는 영화의 주제를 수준 높은 표현력을 통해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있고, 이 대사가 보통 독자들이 손꼽는 명대사가 된다.

2. 피키캐스트 연재분

2.1. 1화 - 인터스텔라

사실 인터스텔라는 쉬운 영화에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쉬운 걸 어렵게 이야기하면 간지가 나죠.

2.2. 2화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차별과 저주를 일삼는 종교 단체는 조롱의 대상이죠.
게다가 이들은 백인우월주의자이면서도 흑인 CEO가 있는 기업이 무료로 나눠준 유심칩을 씁니다.
결국 신의 이름을 팔아 구축한 이 차별주의는 고작 '무료'의 힘 앞에서 순순히 무릎을 꿇는 겁니다.

2.3. 3화 - Her

길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은 각자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어요. 모두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지만 혼자입니다.
우리의 현재와 비슷한데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실제로 웃고 있고 우리는 무표정으로 ㅋㅋㅋ만 연타한다는 것 뿐이죠.
그래서 외로워요. 대화의 양은 엄청나게 많은데 그 질은 형편없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요.
타인과의 관계에서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모르고 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섭섭해 합니다.
이 영화는 비현실적인 설정과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랑은 소유와 다르다는 아주 오래된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2.4. 5화 - 위플래쉬

이게 좋은 것인지는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가 즐기는 많은 분야의 예술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는 겁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이 광적이고 부조리한 과정에서 태어난 과즙을 즐기며 살고 있어요.

2.5. 6화 - 나이트크롤러

저는 이렇게 무서운 영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공포영화에요. 게다가 소름 끼치도록 현실적입니다. 다큐멘터리보다 더 사실적으로 현실을 말하고 있어요. 양심 없는 놈은 반드시 성공하고 부하직원따위는 소모품일 뿐이며 어차피 예고된 낙오자일 뿐.
저는 오늘 농담 대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세금을 내는 납세자로서,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인으로서.

미안합니다. 세상을 이 따위로 만들어 놔서.

2.6. 9화 - 매드 맥스

여성 인권 신장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것을 명심하세요. 모든 인권 신장은 민주사회의 발전과 함께합니다.

2.7. 14화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저는 정의란 바로 당당함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 정의란 선을 행하는 것. 보편타당하고 지속가능한 선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정의로운 인간은 당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정의롭지 못한 인간은 하늘 아래 고개를 들 수 없고 양심이라는 거울 앞에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떳떳하게 살기 위해서 정의로워야 하는 것입니다.

2.8. 19화 - 그래비티

적막한 무중력의 우주에서 시끌벅적하고 중력이 존재하는 지구로 귀환하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타인과 단절된 삶을 살던 주인공이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타인과의 공동체,
즉, 사회로 다시 진입하는 은유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영화의 제목인 중력의 진정한 의미이기도 하죠. 지구의 중력, 타인의 중력,
그리고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미래로의 중력입니다.

2.9. 22화 - 액트 오브 킬링

저는 이렇게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를 관람하지 마십시오. 이 영화를 목격하십시오. 역사의 그림자에서 부당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모든 생명의 명복을 빕니다.

2.10. 23화 - 러브 라이브! The School Idol Movie

이 애니메이션은 출발부터 결말까지 온전히 팬들의 것이 되었어요. 공감하는 사람은 함께 추억을 나누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스토리가 빈약해요. 뮤지컬로서 넘버가 부족합니다. 귀신인지 시간여행자인지 헷갈리는 인물이 나와서 마이크를 잃어버립니다. 마케팅 전략이 너무나 노골적입니다. 방통위[1]로부터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 작품 이 작품을 사랑하는 자들의 것입니다. 인간이 사랑할 때 그 대상이 무엇이건 사랑하는 인간의 모습은 항상 희미한 예감에서 시작하여 그저 빛을 쫓아가는 것일 뿐이죠.

2.11. 35화 - 스타 워즈

(에피소드 1 리뷰 중 자자 빙크스를 보고) 아... 이건 뭔지 모르겠네요. 이거 뭐지? 뭔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끼야아아악!!! 내 기억에서 사라져!!! 여러분 이건 그냥 잊으세요. 이건 세상에 없는 겁니다.
(에피소드 2 리뷰 중 자자 빙크스가 다시 나오자) 그리고, 이게 잠깐 나왔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 이게 뭐지??? 착오였겠죠. 갸아아악!!! 쟤 또 누가 불렀어!!! 자꾸 허상이 보이는데 탈모 탓인가 봅니다.

2.12. 36화 - 버드맨

모든 인간이 각자의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연기하는 이유.
걸음마도 떼지 않은 아기부터 임종을 앞둔 노인까지 그 누구도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것.
비록 내가 이렇게 이기적이고 모순적인 사람이라도, 나를 둘러싼 현실이 시궁창처럼 엉망진창이라 해도, 어떻게든 바득바득 기어서, 팬티 바람으로라도 달려서 우기고 싸우고 고개 숙여 빌고 자존심 따위 개나 줘 버려도 포기할 수 없는 것.
밤바다를 마주해 파도소리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꿀 때 두 어깨 위에 장엄히 내려앉는 그 간단한 욕망. 사랑받고 싶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커튼콜은 한 번 밖에 없어요. 되도록 아끼십시오. 그리고 모든 관객이 기립박수를 칠 만한 멋진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가세요. 그리고, 살아요. 그 무엇이건. 당신의 삶을. 이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세요.[2]

2.13. 40화 - 클레멘타인, 무서운집

신도림에서 잠실까지 가려면 우리는 지하철을 탑니다.
이 영화는 신도림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간 뒤 비행기를 타고 광저우에 갔다가 마카오에 들러 도박빚을 지고 카자흐스탄까지 뛰어간 다음에 실크로드를 포복으로 건너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에서 튜브를 타고 리만 해류를 따라 포항에 도착한 뒤 과메기를 박달 대게라고 속여서 판 다음에 경찰에 붙잡혀 송파 경찰서까지 이송되어 잠실에 도착하는 영화입니다.
신도림에서 잠실까지 가려면 우리는 지하철을 탑니다.
이 영화에서는 지하철이 신도림을 탑니다.

2.14. 43화 - 아이돌 마스터 무비 : 빛의 저편으로!

물론 이렇게 만화 속 가상의 인물들에게 애정을 쏟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분들에게 이런 작품은 낯설고 난해하며 심지어 불쾌하기도 하죠. 맞습니다. 이건 이해할 수 없는, 논리의 영역 너머에 있는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고작 글씨로 채워져 있는 종이 뭉치에 푹 빠져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치한 영화를 보면서 열광하고 심지어 장난감까지 수집합니다. 잔디밭에서 22명이 작은 공 하나를 차려고 발버둥 치는 행위에 수십억 명이 열광하고, 매일 저녁 TV 앞에 모여 앉아 눈물을 훔치기도 하죠. 퇴근 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시계를 보고, 나를 사랑하는지 확신조차 없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고민합니다. 이 중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요. 이 모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총합을 우리는 이라 부릅니다. 그러니 떳떳하게 원하는 곳에 애정을 쏟으세요. 그것이 삶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주진 못해도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배드민턴, 낚시, 사진, 영화, 미드, 게임, 만화에 몰두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고 싶으니까요.

2.15. 44화 -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그 때 주인공이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바로 당신. 당신은 누구입니까?
주인공의 모든 여정을 때로 가까이서, 때로 멀리서, 때로 환상 속에서,
때로 나무 뒤에 숨어서 지켜봐 왔던 존재.
감독의 의도에 의해 인물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자연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어중간한 존재.
이 영화의 배경인 자연에 섞인 채 인물과 사건을 관망하는 존재.
그리고 마침내 현실 속에서 주인공에 의해 발견된 존재.
당신은, 산 자를 지켜보는 자.
제4의 벽 너머에 있는 이 영화의 네 번째 레버넌트입니다.

2.16. 46화 - 빅쇼트

역사의 모든 참사가 그렇듯이 극소수의 나쁜 인간 소수의 멍청한 인간이 저지른 일의 대가는 항상 다수의 잘 모르는 인간이 치르죠.
집값이 비싼 게 아냐. 인구밀도와 GDP를 고려하면, 한국의 집값은 납득 가능한 수준이야. 사람 값이 싼 거다.

2.17. 51화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인생에 결과는 없지요. 끝없는 과정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뭔가를 찾아 헤맬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과는 달리 아주 혹독하고 심지어 비참할 수도 있지요. 머리 위의 이상과 발 밑의 신념 등 뒤의 자부심과 눈앞의 올바름을 쫓을 기대로 출발한 여정은, 갈 곳도 돌아갈 곳도 잃은 채 너무나 넓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우리가 체념한 것보다 조금은 더 선하고, 우리가 스스로를 폄하하는 것보다 조금은 더 용기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말해주죠. 우리는 선의와 용기에서 왔고 반드시 지혜로운 선택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함께 헤매 봅시다.
이 비극은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결국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겁하고 못났는지를 증명하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못난 어른들이 만든 못난 세상에 우리는 너무나도 귀하고 아름다운 생명들을 대가로 치르고 말았어요. 피해 유족들에게는 엉뚱한 색깔이 덧칠해졌고 줄줄이 신상이 털려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못난 어른, 못난 세상, 못난 만화의 못난 작가는, 그래서 오늘 이 못난 펜 거꾸로 들고 펜 끝에 불을 붙여 한 송이 작은 촛불로 아이들의 여로를 비춥니다.
공감할 수 있는 선의 / 외면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 그것이 / 세상 모든 혼자가 다른 혼자의 집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내 친구의 집이 어디냐고? 어디긴 어디야. 바로 여기지.

2.18. 54화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한 무력감, 세상이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공포와 앞으로의 희망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 이 명작은 이 미세한 심리의 틈새를 완벽하게 관통했던 겁니다. 이 표정은요. 2000년대 후반 노인들이 느낀 미국 사회를 단 한 장으로 압축할 수 있는 표정입니다. 노인들이 쓸모 있는 세상은 더 이상 없다는 거죠.

2.19. 58화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캡틴에게 버키는 친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캡틴은 70년간 잠들어 있었고 그가 깨어났을 때 그를 아는 사람은 정신이 온전치 않은 페기 카터 뿐이었죠. 많은 동료가 있었지만 캡틴은 항상 다른 시간대에서 온 이방인이었고, 심지어 < 퍼스트 어벤져>에서의 전우들도 사실 슈퍼 솔져가 되고 난 이후의 동료들이었습니다.
즉,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브루클린 약골, 스티브 로저스를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다는 뜻이죠. 그마저도 기억이 조작되고 세뇌당한 채 원치 않는 살인을 일삼게 된 범죄자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스티브가 버키를 구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죠.
그래서 스티브는 버키를 놓칠 수 없습니다. 버키는 스티브라는 존재의 마지막 증인이고 그가 사라지면 스티브는 영영 21세기의 미아가 되니까요.

반대편에 있는 아이언맨의 사정도 기구합니다. 사고로 알고 있었던 부모의 죽음은 알고 보니 윈터 솔져의 소행이었고 그가 돕고자 했던 캡틴 아메리카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숨겨왔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슈퍼 솔져는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냈고, 그의 부모는 이 슈퍼 솔져 혈청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 되었죠.
이제야 진실을 알게 된 그의 눈앞에는 부모의 원수와 자신을 기만하고 원수 옆에 서 있는 동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싸움은 대단히 감정적입니다. 정확히는 비극적이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 없으며 이 싸움을 말릴 명분조차 없죠.
이 싸움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싸움이 아닌
브루클린의 약골이자 21세기의 이방인과
부모가 죽던 날 아침, 퉁명스럽게 행동했던 트라우마를 가진 사고뭉치 외아들의 싸움입니다.

2.20. 60화 - 부기 나이트

이런 식으로 감독은 카메라를 움직여 장면을 꾸미고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을 땐 배우들을 이용해 장면을 구성합니다. 심지어 초점 영역 밖에 있는 소품이나 사소한 대사 와중의 구도조차도 감독의 계산 하에 있었죠.
그래서 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일반 관객들도 무의식중에 '아! 연출이 뭔가 재치 있고 멋지다', '다른 영화들과 뭔가 다르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관객은 포착하고 규정하지 못할 뿐 이미 영화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니까요.
"그래서 부기영화가 재밌는 것입니다." " 크~ 고건 몰랐네~"

2.21. 62화 -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원작 이야기는 되도록 줄이고 영화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볼 때 굳이 원작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 영화가 똥이라는 뜻이니까요.

이 대사는 이후 96화 컨택트 편에서 다시 한 번 언급되었다.

2.22. 63화 - 괴물

영화가 진행될수록 현서를 찾기 위한 가족의 고군분투 와중에 감독은 다른 괴물들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진실을 얼버무리고 수습에만 급급한 괴물, 피해자의 말을 무시하고 행정편의에만 몰두하는 괴물, 불법의 틈새에서 약자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괴물, 긴급 재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잇속을 행기는 괴물, 선의의 손길을 내미는 척 함정을 파놓는 괴물, 진실을 알면서도 은폐하고 엉뚱한 목표로 주의를 돌리는 괴물과 그 괴물의 거짓말을 진실인 양 보도하는 괴물도 있습니다.
10년 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감독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어요. 지나치게 현실을 비관적으로 묘사하고 풍자를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현실을 왜곡한다고 생각했죠. 누가 유가족에게 이런 취급을 하나요? 어떤 언론이 이렇게 무책임합니까?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팩트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중략) 다시는 이런 비겁한 영화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2.23. 65화 - 8 마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예술은 출발부터 그 걸음걸음의 발전 과정까지 항상 관객과 독자를 향해 왔다는 것입니다. 왜! 예술의 궁극적 완성은 관객과 독자의 감상이었으니까!!

2.24. 69화 - 수어사이드 스쿼드

빌어먹을 술집에 들어갔다고!!!

2.25. 77화 - 러브레터

결말에서 보여지는 두 여자의 화법은 결국 두 사람을 이어주었던 후지이 이츠키의 화법과도 닮아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첫사랑의 화법이죠.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그 안부 인사가, 그 침묵이, 그 장난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느지를.
그리고 우리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때론 싸우고, 농담하며, 슬퍼하고 극복하며 가끔은 묻어두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죠.

2.26. 79화 - 스포트라이트

우리는 얼마 전, 대통령의 추악한 진실을 마주했습니다. 그간의 의구심이 하나로 조립되었고 사건의 진실이 꼬리에서 몸통으로 서서히 밝혀질수록, 이 범죄의 규모와 역사는 우리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실패하는 경제정책과 끝없이 과거로 향하는 사법논리, 국민을 대상으로 삼는 국정원, 영문 모르게 축소되는 긴급 복지 예산, 단 한 번 공연하는 해괴한 뮤지컬 동계 올림픽 홍보 영상, 이상한 승마 대회와 한 명뿐인 참가자의 우승, 인질 잡힌 대기업의 낯 뜨거운 창조경제 찬양 광고.

대통령이 국정과 굿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이에 한 공무원은 간첩으로 조작되어 고통을 겪었고, 개성공단 사업자는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올랐고, 주미 한국 대사관의 인턴은 청와대 대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난데 없이 일본 정부와 합의한 셈이 되었으며, 교과서를 통일하자는 개소리와, 전염병 지진 재난에 허둥대며 알통 소시지빵을 소개하는 뉴스를 보는 동안, 승객들은 유리창을 두드리며 오지 않는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사이에 마티즈의 공포가 자리했고 하늘을 채우는 아파트 아래로 청년들의 월급 명세서가 바닥을 채웠습니다.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사람들과 첨예하게 펼쳐지는 혐오 전쟁 속에서 오늘은 누구를 미워할까 오늘은 누구를 사냥할까 고민하고 그마저 감당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인터넷 한켠에서 절망을 농담처럼 주고받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 현실이, 그리고 그 현실을 일으킨 책임자의 진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추악함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잊고 포기하고 외면했던 자리에, 슬피 울어 항변해도 소용 없던 자리에 견고한 마름돌과 수풀이 세월과 함께 덮여 모두가 안녕치 못한 지금에 와서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진실은 더 이상 낮은 숨소리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손에 쥔 사람들이 소리 높여 결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역사도 사회도 끝없이 흐르는 것이기에 결말은 존재하지 않죠. 결말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 지점부터 우리는 영화를 찍어야 합니다. 지금까지가 스포트라이트였다면 이제 사람들은 레미제라블이나 브이 포 벤데타를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그 멋진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을 겁니다. 다만 믿을 뿐. 우리가 아는 것은 단지 우리 모두가 역사를 지켜봐 온 관객, 시대를 연기하는 배우, 미래를 연출하는 감독이라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완성해 봅시다.

2.27. 85화 - 칠드런 오브 맨

즉 이 세 명의 인물은 인간이 삶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자세들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삶에 임하는 모든 인간은 이 세 인물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세 명 모두가 희생됩니다. 단 한 명의 아기를 위해서.

이것이 이 영화의 핵심 주제. 바로 희망의 가치입니다.

그러니까 감독은 이 아기를 위해서라면 모든 삶의 자세를 포기할 수 있다. 모든 종교/정치/예술의 산물들도 결국 이 아기, 이 작은 희망을 향해 있다. 분만실에서 처음 자신의 아이를 품에 안은 부모. 내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 이 아기를 위해서라면, 내가 평생 겪을 고난과 절망은 고작 푼돈의 비용일 뿐이다. 아기를 위해 기도하고, 아기를 위해 투표하고, 아기에게 들려줄 음악과 그림책을 고민하는, 그 희망은 얼마나 가치 있는가에 대한 대담한 잠언입니다.

2.28. 89화 - 라라랜드

그런데 이 두 주인공을 두고, 누가 잘했니 누가 잘못했니 따지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러지 마십시오. 멜로 영화니까 만나는 거고 멜로 영화니까 어떻게든 싸워야 하는 겁니다. 남의 연애에는 판사봉을 들고 죄를 심판하려 들지만, 정작 그 시간에 자신의 연애는 무혐의로 끝나고 말아요.

2.29. 92화 - 로스트 인 더스트

이 영화의 현실 의식은 엔딩 장면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카메라는 이제 홀로 남은 동생을 비추고,
또한 홀로 은퇴한 늙은 보안관이 떠나는 장면을 비춘 뒤 땅으로 숨습니다.

이 구도가 의미심장한데요,
(중략)
감독은 마치 관객이 풀숲에 숨죽여 엎드린 것처럼 찍어 냅니다.
여러 가지 의도를 예측할 수 있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중략)
감독은 인물을 비출 때 최대한 눈높이를 맞춰서 영화의 감정선을 유지하려고 했죠.
그 감정선을 엔딩까지 유지하고 최후의 시점을 텍사스의 시점,
즉 땅의 시점으로 처리하여 여운을 남기고자 한 것입니다.
그 땅은,

그의 형, 그의 후배가 묻혀 있는 곳.
그의 아이들이 돈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는 석유가 묻힌 곳.
지금도 소액의 빚을 갚지 못해 자신의 집과 농장을 빼앗기는 곳.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대출 광고와 폐업 간판만이 남아 버린 곳.

그의 아버지, 그의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의 아버지 역시 가난에 허덕였던 곳.
지금의 상황처럼 아주 오래 전에 인디언이 백인에게 삶터를 빼앗겼던 곳.

불이 나도 아무도 와주지 않는 곳.
그래서 모두가 총을 차고 텍사스의 방식으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곳.
지옥과 높은 파도가 번갈아 몰아치는 곳(Hell or High Water).
먼지 속에서 길을 잃는 곳(로스트 인 더스트).

영화가 지금껏 인물의 눈높이에서 영화를 끌고 왔듯
마지막 장면에서 이 영화 최후의 주인공 역시 눈높이에서 찍고 있는 것입니다.

2.30. 93화 - 너의 이름은.

2.31. 98화 - 핵소 고지

총 한자루 없이 붕대와 모르핀만 들고 참혹한 전장을 누비는 주인공의 모습은 긴장감 그 자체입니다.
영화 초반부터 갈등을 빚어왔던, 총을 들지 않겠다는 개인의 신념과
수많은 병사들이 우후죽순 죽어 나가는 전쟁의 실상이 현실로 그려지면서 주인공은 더욱 위태로워 보입니다.

급기야 동료들이 모두 퇴각하고 주인공 홀로 전장에 남게 되는 순간.
영화는 지금까지 빚어왔던 모든 갈등과 긴장을 주인공 한 명에게로 굴절시키는데요.

친했던 동료를 무사히 구해내지 못해 절망하던 주인공은
신에게 답을 달라고 기도해 보지만 응답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때

"의무병!!"

신의 응답을 기다리던 주인공이 반대로, 자신이 응답해야 하는 존재가 되면서
영화는 평범한 전쟁 영화를 넘어, 아주 높은 곳으로 도약합니다.

2.32. 99화 - 로건

잘가요 로건.
덕분에 행복했어요.

2.33. 100화 - 나, 다니엘 블레이크

그래. 복지는 공짜가 아니지. 그리고 국가가 나한테 베푸는 은혜도 아냐. 말 잘 듣는다고 기분 좋게 던져주는 용돈은 더더욱 아니지. 그건 있잖아. 내가 내는 세금으로 내가 정당하게 받야야 하는 권리야. 내가 내 권리를 주장하는데 왜 국가는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거야? 왜 상담사와 통화 하는데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거야? 왜 내 40년경력의 목수 이력서를 자기들이 판단하는 거야? 주치의가 그랬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일을 쉬라고. 그런데 전문의도 아닌 상담원이 내 건강을 판단하고 구직을 강요하고 있잖아. 평생 떳떳하게 살았어. 그런데 센터에 살 때마다 구걸하러 가는 기분이야.
사람은 서로를 도와. 하지만 지금 국가는 사람들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어. 이 머저리 같은 절차와 노인들을 걸러내는 인터넷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쫓겨나.
댄!! 승산이 있을 것 같아!!
그 거울 속에서, 죽지 않아도 사람들이 보였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하늘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떨구면, 바닥은 구체적이고 가까이 있다.
그래도 다니엘 블레이크, 좋은 날씨에 함께 걸을 사람이 필요하니. 내일은 부디 죽지 말아요.

2.34. 101화 - 문라이트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후안의 자동차 색깔, 리틀이 메고 있는 책가방의 색깔,
리틀의 집 벽지의 색깔, 이미 영화는 파란색 천지였습니다.
달빛 아래 푸른빛, 평등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갖는 천부적인 권리니까요.

2.35. 106화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타란티노에 대한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이 감독은, 지 맘대로 합니다.
우리는 지금 부기영화가 아니라 타란티노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36. 109화 - 존 윅: 리로드

액션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죠. 인물 설명이 이러쿵 저러쿵, 세계관이 어떻고 설정놀음 구구절절
그런 거 할 시간에 우리의 존 윅은 총이라도 한번 더 쏩니다.
가족? 우정? 동기? 개연성? 메시지? 교훈? 전쟁반대? 인류 평등?
그런 거 할 시간에 우리의 존 윅은 최소 35명을 죽입니다.
"그런 거 할 시간에 우리의 존 윅은 n명을 죽입니다."라는 식의 존윅 드립은 여기서 시작된 것으로 각종 사이트에서 겉치레만 화려하거나 쓸데없는 멜로 요소 등을 넣은 총기 액션 장르를 깔 때 애용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존 윅을 소재로 한 게시물에서 매우 높은 확률로 이를 이용한 댓글이 올라온다.

2.37. 116화 - 리얼

영화를 보는 것, 어떤 사람들은 그 행위를 여행에 비유합니다.
영화는 우리를 타투인 행성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매트릭스 안에 던져 놓기도 하죠. 총알이 빗발치는 노르망디 해변과 지옥보다 참혹한 헥소 고지에도 가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쥬라기 공원 한복판에 있었고 고담 시 뒷골목에 있었고 샤이어 언덕배기에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영화는 여행이죠.
그래서 영화를 볼 때마다 저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기분이 듭니다.
어떤 버스가 올까? 람보르기니 같은 버스가 와서 짜릿한 여행을 하게 될까? 롤스로이스 같은 버스가 와서 차분하고 진중한 여행을 하게 될까?
영화를 본다는 건 이토록 설레는 일입니다.

오늘 이 정류장에 뒤틀린 황천의 운구차가 도착했습니다.
놀랍게도 사실입니다. 저희는 사기를 칠 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아요.

2.38. 114화 - 원더우먼

이 정도면 충분해. 우린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어. 쿨하지 않아도 돼. 세련되지 않아도 돼. 그저 주인공 하나라도 제대로 세워줄 수 있는 영화면 충분해. 이거면 됐어.
이거면...... 충 분 해

2.39. 118화 - 장화, 홍련, 소름

공포 영화를 안 무섭게 보지 마십시오.
공포 영화를 무섭지 않게 보는 방법, 바꿔 말하면 영화에 몰입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공포 영화가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고 집에 가서도 잠을 뒤척이는 당신은 최고의 공포 영화 관객입니다.
대놓고 암시를 던져도 반전을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이 최고의 스릴러 관객입니다. 별로 슬프지도 않은데 대성통곡을 하는 사람은 최고의 드라마 관객입니다. 소리만 들려도 펄쩍 뛰고 옆사람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내지르는 사람이 최고의 공포 영화 관객이죠.

공포 영화를 안 무섭게 보는 최고의 방법은 하도 많이 봐서 시시해지는 것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공포 영화들이 시시해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즐기세요. 그때 가면 비로소, 진짜 무서운 영화를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원고를 마무리할 때쯤 아주 훌륭한 공포 영화가 극장에 걸렸더군요.
도전해 보십시오. 맛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입니다.
호러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40. 121화 - 엘르

대체 미셸은, 아니 엘르(ELLE), 즉 그녀는 어떤 인물일까요?
누구도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린 그녀를 판단할 수 없어요.
(중략)
감독은 빠르게 그녀의 표면을 보여준 뒤
급격하게 속도를 낮춰 내면을 조명하기 시작합니다.

CEO, 피해자, 중산층, 내연녀 등등
관객은 그녀가 뒤집어쓴 껍데기를 하나 둘씩 내려놓고 미셸 그 자체를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오랜 관찰 뒤에 관객에게 남은 것.
여러분은 미셸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이 영화를 명작의 반열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바로

애매함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완벽한 애매함.

(중략)
가족에 대한 신념이 있으신가요?
미셸이 어머니의 유골을 버리듯이 뿌렸을 때 그런 건 개나 줘버렸습니다.
그녀에게 페미니즘을 투영하고 싶으신가요?
미셸이 자신을 향한 성폭행에 동참했을 때 그런 건 이미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중략)
종교요?
앞집 여자는 자신의 남편이 연쇄 강간범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중략) 이 영화에서 종교는 웃음거리입니다.
정치적 올바름?
정... 뭐요?
(중략)
감독은 관객이 갖고 있는 모든 관념을 배반합니다.
감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가장 무결한 독립지점을 찾아 완벽하게 조준했죠.

이 영화는 가장 순수한 회색지대의 영화입니다.

(중략)
미셸이 어떤 사람인가? 엘르(ELLE. 그녀)란 누구인가?
완벽하게 설명할 말을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녀는 생존자입니다.

이 영화의 세계관에서 모든 인간은 무능하고 비윤리적이고 폭력적이며 나약합니다.
미셸 역시 마찬가지죠. 다만 그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고 누구보다도 강했습니다.

강간범은 사라졌고 강간점의 정체를 알던 앞집 여자도 떠났습니다.
아들은 완전히 출가를 했고 미셸은 불륜 상대도 정리를 했죠.
살인에 물든 종교인 아버지는 죽었고
늙어서까지 젊음을 포기하지 못하고 욕정에 몰두했던 어머니도 죽었습니다.
구시대의 모든 것은 죽었고
그녀의 곁을 따르는 유일한 동반자는 미셸과 관계맺기에 실패한 친구였습니다.

즉, 미셸은 모든 관계와 모든 관념에서 해방된 이 회색지대의 첫 번째 생존자입니다.

2.41. 127화 - 택시운전사

그러나 어쨌건, 딸에게 구두를 신겨 주려던 평범한 가장은 광주 아이에게 운동화를 신겨 주는 시대의 유족이 되었고, 손님과 기사로 만난 두 사람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는 동지가 되었으며, 아이의 머리를 매듭 묶던 손은 쿠키 상자 속 희망을 매듭짓는 역사가 되었습니다.
2017년에 살고 있는 관객이 1980년으로 날아가 이렇게라도 광주를 돕고 싶은 겁니다.
왜? 이 택시는 광주의 부품을 이식 받았으니까요. 2017년의 관객은 1980년의 광주 시민에게 빚을 졌으니까요.
이제 남은 건 악마들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일인데, 이건 남은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하겠죠.
뿌듯해하고 자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2.42. 131화 - 여배우는 오늘도

저는 이 영화를 보고 한국 여배우들이 처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해봤는데요.
감독이 문제일까 제작자가 문제일까 시장이 문제일까 한참 동안 생각하다 보면 결국 모든 열쇠는 관객이 쥐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관객에게 각성을 촉구하거나 관람의 기준을 바꾸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죠. 관객은 그저 재미있고 취향이 끌리는 영화를 선택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만약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 여배우의 딜레마에 조금이라도 공감이 가신다면 이 정도는 부탁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타게 기다리십시오. 그리고 만약 이 딜레마를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이 나왔을 때는 지난 몇 년 간 하지 못했던 모든 환영을 몰아서 해 주세요.
관객이 기다리면 창작자는 만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희가 웹툰 왜 합니까? 누군가가 화요일 10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닌 행동 같지만 창작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2.43. 132화 - 토르: 라그나로크

주인공입니다. 세계관 최강자죠. 물론 토르가 아니라 초인종처럼 생긴 저 물건입니다.
저걸 목에 붙이고 리모컨을 누르면 스랄!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한번 붙으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떨어지지 않고 평생토록 고통을 주는 장치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름이 없군요. 그래서 오늘 저 장치의 이름을 지어주려고 하는데요.
어디보자... 아, 찾았습니다. 이 장치의 이름은 ' 가난'입니다.

2.44. 134화 - 저스티스 리그

모두 보셨습니까?
제가 뭐라고 했죠?

DC가 결국 해냈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님!! 저는 처음부터 당신이 해낼 줄 믿고 있었어요![3]
이딴 것도 회사라고...

3억 달러를 들여서 학예회를 했습니다.

영웅은 영웅 같지 않고

악당은 악당 같지 않고

정의는 정의 같지 않으며

은 팀 같지가 않으니

이건 영화 같지도 않아요.
솔직히 파라데몬의 수보다 단점의 수가 더 많아요.

하지만 그걸 정리하는 건 저희가 할 일이 아니죠.
그건 나무위키의 몫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거예요.
회상할수록, 다시 볼수록, 영화를 본 사람들과 대화할수록 단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생충마냥 끝도 없이 쏟아집니다.

누가 문제인지 찾을 수 없어요. 왜냐하면 누구의 영화인지부터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제작에 들어갔는데 상부로부터 어이없는 지시를 받았던 잭 스나이더, 혼란한 와중에 투입되어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사력을 다했던 조스 웨던, 판이하게 다른 두 감독 사이에서 PPAP을 춰야 했던 각본가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다급하게 교체된 두 음악 감독, 업무량이 가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 완성 이후 중태에 빠졌음이 확실해 보이는 편집자까지.
모두 경영진의 크런치 모드에 처절하게 희생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린 이 영화의 작품성이 아니라 제작진의 인권을 걱정해야 할지도 몰라요.

감독이 문제예요, 작가가 문제예요, 프로듀서가 문제예요.
실책의 근본을 계속해서 쫓다 보면, 이 시리즈의 기본적인 밑그림이 얼마나 허술했고 이 시리즈를 진행시키는 제작진과 경영진이 얼마나 얄팍한지 느끼게 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 영화는 크게 잘못되었어요.
<저스티스 리그>의 가장 뼈아픈 문제는 단점이 많다는 게 아닙니다.

장점이 없다는 겁니다. 간지가 안 나!!!
(전략)

하지만 제일 멋없는 게 뭔지 아십니까?
스테픈 울프 뒤에서 까꿍하면서 나타난 슈퍼맨입니다.

간지 어디갔어!!!!!!!!!!!!

초반에 좋은 음악 틀어서 추모 분위기 잘 잡아 놓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부활시켜 놓고
애인이랑 엄마 만나서 회포도 풀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하는 슈퍼맨을
이따위로 등장시키는 게 어디 있습니까?!!

최고의 슈퍼히어로 등장 장면이 차에서 내리다 넘어진 503 같잖아!!!!

(중략)

그럼 이제 러시아에서 악당들에게 고전하고 있는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 앞에 무언가 쿠아아아앙 하고 떨어지는 거죠.
슈퍼맨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세로 착지했습니다.
그 충격에 파라데몬 수천 마리가 슬로 모션으로 공중에 떠버리고 온갖 잔해와 파라데몬 찌꺼기들이 부유하는 가운데 자신만만한 슈퍼맨의 얼굴이 딱!
돌아온 슈퍼맨을 가운데 두고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 정렬을 딱!
음악이 여기서 으아아 지린다! 기립박수 나온다!![4]

(슈퍼맨: 제가 칼L입니다.)

야!!!!!!!!!

2.45. 135화 - 미스 프레지던트

어떤 사람들은 대화 전투를 착각합니다. 그들은 팩트와 논리를 양손에 쥐고 상대방을 땅바닥에 깔아 뭉개는 것을 대화라고 착각합니다. 상대방에게 일침을 먹여 그의 입을 꽁꽁 막아버리는 것을 대화로 착각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대화의 목적은 승리겠지만, 그거 말고요, 인간의 대화를 합시다.
부모님의 편이 되어 드리세요.

(중략)

옆에 앉아서 맞장구치고 편들어 드리세요. 부모님이 불쌍하니 동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사랑한다면 연기 조금 하자는 것이죠. 사랑하는 사람이 편들어 주면 행복하지 않을 인간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 연기좀 합시다. 그지 같은 하루를 살면서도 인스타에서는 행복하잖아요? 빡쳐서 야마가 돌것같아도 말끝에 가증스러운 ㅜㅜ를 붙여서 피해자인 척 하잖아요?
그 좋은 연기력을 진작 썼어야 하는 곳에 써봅시다.

이걸 비위 맞추기로 여기셔서 기분이 나쁘시다면 저는 조금 서운합니다. 비위 좀 맞추면 안되나요? 인생은 어느 시점 이후로는 죄다 비위 맞추기입니다.
부장님 비위맞추고, 선배 비위 맞추고 애인 비위 맞추고, 하물며 중고 거래 직거래 할 때도 비위를 맞추는데 부모님 앞에서 연기 조금 하는 게 뭐 그리 어렵겠어요?

진짜 비위 맞추기 힘든 게 누군지 아십니까? 24개월 동안 말도 못해서 모든 표현을 똥오줌과 울음으로 처리하고 말좀한다 싶으면 마트에 드러누워 발을 동동 구르며 청천벽력같이 소리를 지르고 머리 좀 컸다 하니까 지 방에 틀어박혀, 밥상 앞에서는 고개 푹 숙이고 핸드폰이나 하고, 좀 커서 안심하면 그때부터는 나를 녹슨 나사 취급하는 그런 존재도 있습니다.
그 비위 누가 맞췄습니까?

(중략)

이번 영화는 당신이 완성할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완성할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는 있어요. 오직 그 얄팍한 연기로.
그러니 지금까지 제가 했던 말에 동의하신다면, 자 계약합시다.

이 조연 역할을 수락해 주십시오.
당신 인생의 첫 관객을 위하여.
이후 3주년 특집에서 급소가격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로 뽑으며
부기영화 <미스 프레지던트>편은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성공했어요. 부모님은 당신의 거짓말을 알고 있지만 기분이 좋으셨을겁니다. 부기영화 때문에 당신이 그런 시도를 한 것이 아닙니다. 이건 비밀인데, 오랜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당신은 부모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다만 누가 와서 부모님 편을 들어드리라는 미친 소리를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라고 말했다.

2.46. 139화 -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오직 자신없는 자들만이 결과물이 아닌 의도를 평가받고자 합니다.
그래서 결과물을 비판하면 마치 그 의도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그냥 못 만든 거예요!

라스트 제다이 외에도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해 작품성이 망가진 창작물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 발언은 그런 창작물로 인해 지쳐가는 소비자들의 심정을 잘 대변한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다.[5]

2.47. 140화 - 강철비

자본주의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자본 적이 없는데.

2.48. 143화 - 다운사이징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부조리극은 특히 어렵습니다. 부조리극은 세계대전 일으킨 놈들이 현자타임 와서 만든 예술이거든요.

우리는 온전한 피해자였죠. 그놈들의 현자타임이 어떤 건지 우리가 알 필요 있을까요?

2.49. 146화 - 위대한 쇼맨

부기돌이: 응? 이게 뭐야? 너 지금 리뷰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부기순이: 왜, 잘 하고 있는데?
부기돌이: 뮤지컬에서는 음악이 작품성이다???
부기순이: 응, 이 영화에서는 그래.

부기돌이: 이 영화가 뭔데?
부기순이: 뮤지컬 영화지.
부기돌이: 뮤지컬 영화지.
음악이 좋다고? 그럼 감독이 그 좋은 음악을 잘 살렸나?

2.50. 147화 -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의 두 주인공은 마치 콤파스 같습니다. 엄마는 가운데의 핀, 무니는 바깥쪽의 연필 같죠.
엄마의 상황은 조금씩 최악으로 이동해 갑니다. 그러나 무니는 언제나 활기차고 명랑하죠. 콤파스의 바깥쪽 연필은 언제나 같은 궤적을 그리는데 가운데의 핀은 조금씩 이동합니다.

엄마가 범죄를 저지르고 결국 매춘에 손을 대면서 영화는 서늘해집니다.
아동보호소가 찾아오고 무니가 다른 가정으로의 입양이 확정되는 결말에서 영화는 결국 누구도 원치 않았던 원이 됩니다. 아름답고 잔인한 원이죠.
신부가 평생 꿈꾸던 디즈니랜드는 환상이죠. 예기치 못하게 도착한 이 낡은 모텔이 현실입니다. 택시 기사는 부부가 적어 준 주소대로 정확하게 도착했습니다. 아무리 길을 잘 찾아와도 현실은 환상에 닿을 수 없는 것이죠.

영화 속 비슷한 암시로 무지개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문지기가 착해서 무지개 끝에 있는 황금을 꿈꾸지만, 어른이라면 무지개는 잡을 수 없고 그 문지기가 착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략)

그렇다면 친구는 무니를 어디로 데려갈까요?

무지개 끝으로 데려갑니다. 어른이 되고 나면 아무리 길을 잘 찾아가도 닿을 수 없는 곳. 황금을 지키는 문지기가 착할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만이 갈 수 있는 곳.

무지개 끝은 주소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손에 이끌려 도착하는 곳입니다.

2.51. 151화 - 퍼시픽 림: 업라이징

로망이 왜 로망인데... 시대착오적이니까 로망이지...

2.52. 153화 - 리틀 포레스트(영화)

2,30대 알바 하는 취준생. 영화나 드라마에서 참 속 편하게 갖다 쓰는 설정입니다.겉은 젊고, 매력적인데 내면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인물이죠. 물론 대부분은 겉도 고통스럽습니다. 쉽고 편한 설정이지만, 현실의 많은 사람들의 실제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다른 사람 고통 치유하겠다고 영화 만들거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세심하게 접근했어야죠.

감독은 천국에 살고 있나요? 스웨덴이나 네덜란드에 살고 있습니까? 이곳에서는 취업이 힐링이고, 임금이 복지고, 정년이 자아 찾기입니다. 현실 인식 없는 감성이 어떤 위로가 됩니까?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이 임순례 감독 아닌가요? [6]

영화에 나온 15개 정도의 요리 중에서 절반 이상은 그저 쿡방용 소모품입니다. 이 영화의 감성도 곱씹을수록 의미가 사라지는 그런 소모품일 뿐입니다. 힐링이 허상이라면, 자아 찾기도 허상이겠죠. 영화의 쿡방은 유튜브보다 크게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의 감성처럼요.

2.53. 155화 - 3주년 특집

Q. 부기영화는 왜 제작진이라는 표현을 쓰나요?
A. 작가 둘 외에, 한 명이 더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진이 아니라 제작진입니다.

2.54. 156화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가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모두 무너졌습니다.
친구, 동료, 가족, 연인 국왕을 잃었고 신념과 가치, 복수와 운명은 한 차원 위의 힘 앞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멋진 악당, 멋진 구성, 멋진 결말입니다.
타노스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력했고 CG 캐릭터임에도 복잡한 감정이 잘 전달 됐습니다.
수십 명에 달하는 영웅들은 적재적소로 흩어졌고 역할이 축소되었지만 무시 되진 않았습니다.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캡틴은 이 참극 앞에서 결국 신을 찾습니다. 훌륭합니다.
다음 영화에서 다 살아난다 어쩐다 말은 많지만 저는 이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당분간 그들이 정말 죽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다음 영화를 예측하지도 않을 겁니다. 정말 잘 죽였습니다. 파괴의 미학이 돋보이는 멋진 선택입니다.
감독은 다른 히어로 영화의 특징을 집대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장점인 타격전과 속도전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각본은 관객과의 두뇌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와중에 주요 인물의 개성 또한 놓치지 않았습니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잠시 떠났던 음악 감독은 다시 돌아와 더 없이 좋은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아주 잘 만든 영화입니다.
(중략...)
최고의 마블 영화는 아니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해낸 영화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만약 제작진이었다면 정말 치가 떨릴 만큼의 난이도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몇가지 단점들[7]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지는 못할 겁니다.
루소 형제, 돈 더 받아도 되겠어요.

2.55. 158화 - 블레이드 러너

'옛날' + '명작' 영화를 보시는 분들께 제가 당부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면, 미리 명작이라고 가정하고 보지 마십시오.
물론 감상이란 건 대개, 관객의 노력도 일부 필요한 법입니다. 그러나 보기 전부터 명작이라고 가정하고, 보는 내내 억지로 감탄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죠.
진짜 명작이라면, 팬티에 손 넣고 방귀 뀌면서 봐도 결국 자세를 고쳐앉아 정자세로 지리게 됩니다.
< 터미네이터 2>를 보면서 감히 팬티에 손을 넣을 수 있습니까? 아, 여기서 < 옥보단> 얘기가 왜 나옵니까? 그건 넣고 보겠죠. 명작 얘기하는데 제발 옥보단 같은 댓글은 자제해 주세요.

2.56. 159화 - 블레이드 러너 2049

(성경험이 있는 독자에게만 보이는 대사)
(연애 경험이 없으면) (안 보이는 대사)

2.57. 161화 - 버닝

부기영화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가 있지만,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소위 청춘이라 불리는 젊은 연령대의 독자들이겠죠.
말해 주세요. 세상이 불확실하고 수수께끼 같아서 힘듭니까?
너무 뚜렷하고 내 인생이 지나치게 확정적이라서 힘든 거 아닙니까?

2.58. 165화 - 옥보단

이건 못 이깁니다. 밤새도록 드립을 치고 패러디를 해도, 이걸 어떻게 이깁니까?
멀쩡한 배우들이 홀딱 벗고 공중제비를 돌면서 야마카시 홍콩교미를 하는데!!!

(중략)

바지 내리는 영화가 아니야! 이성의 두꺼비집을 내리는 영화지! 이걸 어떻게 이기냐고!!!!!!!!
2018년 8월. 우리는 오늘을 잊지 않을 겁니다.
리뷰 웹툰 1타 부기영화가 <옥보단>에게 패배했습니다.
- 영화의 아스트랄함에 그 부기돌이가 패배를 선언한 장면.

2.59. 177화 - 서치

그냥 원래부터 아빠를 주인공으로 박아 두고 시작한 영화 아냐? 딸이 사라졌으니 당연히 아빠가 주인공이겠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작품에서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찬찬히 뜯어 보면, 그 당연함을 획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2.60. 185화 - 88컷으로 보는 부기데미 시상식

어떤 자들은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며 그 대화가 점점 커져서 공동체의 사상이 발전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빨리 가서 일침놓을 생각 뿐이죠.
-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각본가가 인터뷰에서 랜도 칼리시안에게 범성애자 설정을 추가한 것을 비판하면서 한 말.

2.61. 189화 - 범블비

대충 정리하면, 지난 트랜스포머 영화를 보고 이미 자라버린 관객이 아니라 새롭게 트랜스포머에 입문하게될 어린 친구들을 노린 느낌이 듭니다.
10년쯤 뒤에 <범블비>와 < 픽셀>, < 신기한 동물사전>을 명작으로 추억하는 20대가 생기겠죠.

지금 우리가 <해리포터> 1편을 추억하듯, 아재들이 < 나홀로 집에>를 추억하듯. 여기서 중요한건 영화의 완성도가 아닙니다.
솔직히 <나홀로 집에>. 이거 잘 만든 영화 아니거든요. <해리포터> 1편? 시작적으로는 훌륭하긴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논하기는 아쉽습니다.

중요한 건 영화의 완성도가 아니라 니가 그때 10살이었다는 거죠.

2.62. 195화 - 뺑반

영화에 주도적이고 강한 여캐를 넣고 싶습니까?

그럼 그렇게 하십시오. 배우에게 센 척만 시키지 말고 진짜로 강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주십시오.
요지는 이겁니다.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장르의 힘으로 밀어붙인다는거죠.

말도 안되는 내용들, 상식을 배신하는 요소들. 그런 것들을 그냥 장르라는 기차로 깔아 뭉개고 달리는거에요.
멋지고 강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신나는 자동차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형사물과 자동차 액션, 두 장르를 버무리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경찰과 악당, 배신자와 지역주민 등등 사람의 이야기가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부디, 그렇게 하십시오.

2.63. 기타

-우리의 예감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리뷰를 막론하고 본인이 기대하는 영화들이(특히 DC 확장 유니버스, 퍼시픽 림, 스타워즈 등) 말미에 언급될 때는 어김없이 영화의 흥행을 기대하며 하는 말. 참고로 이들이 흥행을 예감한 영화는 모두 망했다는 징크스가 있다.
-박근혜!!!-
84회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편에서. 에바 그린을 찬양할 것을 예측하여 넙치 pd가 에바 그린을 외치면 박근혜로 바뀌는 장치를 설치해두었다. 참고로 레아 세두는 최순실.

3. 카카오페이지 연재분

3.1. 1화 - 홍길동 대 터미네이터

내 아이와 내 가족을 친다는 마음으로 치는 드립.
저기다! 저놈 잡아라!!!
이 미친놈들! 를 속이다니! 니들이 전체이용가 만화에서 그 표정을 그렸다는 전설의 미친놈들이었구나!!!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당장 돌아가!!!!
똑똑히 전해.
이제 이 연재처의 미친 웹툰은 우리야.

3.2. 2화 - 사바하

(부기영화 특유의 절밥 리뷰 이후)
라이언 : 저... 영화 리뷰는 안 하시는 건가요?
한나PD : 영화? 그건 돈을 좀 더 내야 한다.
라이언 : 다른 리뷰들 보니까 이 영화에 상징 같은게 많다던데 그런거 해석은 안 하시나요?
부기돌이 : 우린 그런거 안...?
부기순이 : 하긴 하는데 그거 들으려면 돈을 더 내야 돼.
라이언 : 그, 그럼 됐습니다. 저는 이만...??
한나PD : 안 들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3.3. 3화 - 팔로우

느리지만 꾸준히, 영원히 따라오는 게 가난 말고 또 있었군요.

3.4. 4화 - 헬보이(2019년 영화)

그리고 이 장면 보십시오.
브릿팝이 신나게 나오면서 영국 비밀 결사 오컬트 악마 사냥 조직재래식 무기인 창을 들고, 등에는 고스트 버스터즈처럼 최신식 전류 장치를 단 채, 지옥에서 온 악마와 함께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입니다.
왜 이런 장면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거 정말 끝내 주지 않습니까?
델 토로와 방향이 다를 뿐, 이번 영화의 닐 마셜 감독도 뭔가를 아는 감독입니다.

3.5. 7화 - 마당을 나온 암탉(애니메이션)

그런데 잘 생각해 보세요. 잎싹이는 산란계입니다. 알을 생산하기 위한 암탉이죠. 당연히 건강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잎싹이에게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늪까지는 왔지만 여기가 끝이죠. 더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한번 더 확장됩니다. 하늘로.
잎싹이는 닭이라서 하늘을 날지 못합니다. 게다가 늙고 병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공간을 하늘까지 확장시켜 버립니다.
어떻게? 잎싹이의 아들 초록이를 통해서.
이 영화에서 부모들이 가장 오열했던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나는 여기까지 왔어. 닭장에서 늪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왔어.
하지만 여기까지야. 나는 기껏 닭이고 이제 지쳐서 더 나아갈 수 없어.
이게 나의 한계야.
그러나 내 아이는 달라. 내 아이는 더 높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거야. 멋지다 내 아가! 내가 지켜보고 응원할게.
전국 모든 분만실에서 지금도 들리고 있는 마음의 소리입니다.
(중략)
하나 더, 나는 흔한 닭이지만 자식은 귀한 청둥오리라는 점에서 많은 부모들이 고개를 끄덕였을 수도 있습니다.

3.6. 8화 - 알라딘(영화)

최근 디즈니의 여러 실사 영화들을 보면서 제가 꾸준히 느끼는 감상은 이렇습니다.
디즈니는 실사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

3.7. 9화 - 어벤져스: 엔드게임

토니 스타크는 좋은 아버지가 됐죠.
페퍼에게 농장도 선물하고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5년 전 잃은, 아들 같은 녀석을 잊지 못해 시간 강탈에 참여합니다.
시간 강탈 작전에서 토니 스타크는 아버지를 만납니다. 아버지에게 육아 꿀팁도 주고 고맙다는 말도 잘 해냈군요.
토니 스타크는 딸을 지키고 아들을 살려내고 아버지에게 마음을 표현한, 아주 좋은 가족이 되었습니다.
반면 타노스는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에서 각각 한 명씩, 두 딸을 모두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었습니다.
타노스가 딸을 절벽에 집어 던지고, 충성심을 증명하라 명령하는 동안 토니 스타크는 딸과 포옹하고 아들과 다시 만나 포옹하고, 아버지와도 포옹을 했죠.
가족을 살려내고 지킨 사람이, 가족을 희생시킨 사람을 물리치는 구도가 됐습니다.
타노스는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죽었지만 토니 스타크는 홀로 죽은 뒤 모두를 얻습니다.
이기주의자 무기상에서 구원이 된 토니 스타크는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마침표를 얻었습니다.
캡틴의 결말도 훌륭합니다.
그는 시간의 피해자입니다.
잠든 동안 시간이 70년만큼이나 달아나 버렸으니까요.
브루클린의 약골, 실험실 쥐, 춤추는 원숭이, 냉동인간, 70년의 피해자 스티브 로저스는 비로소 시간이라는 운명의 적에게 멋지게 복수합니다.
군인이 아닌 인간으로, 승리가 아닌 행복으로, 임무가 아닌 약속으로.
가장 완벽한 전역입니다.
토르는 신화 속 영웅입니다. 그에겐 신화적인 시련이 필요했죠.
그의 개인적인 영화 두 편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그의 시련이 거듭될수록, 시련이 짙어질수록 그의 내면도 깊어졌습니다.
그의 세번째 영화에서, 또 지난 <인피니티 워>에서 그는 부모, 동료들, 고향, 묠니르, 절반의 국민들과 한쪽 눈, 그리고 동생까지 잃었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토르가 눈물을 보이며 좌절했을 때,
드디어 토르는 드라마틱하게 시리즈 중심에 우뚝 섰습니다.
토르 신화의 마지막 페이지는 여정이었습니다.
신화 속 영웅이 극히 드물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결말이죠.
신화에서 수레는 짐이자 신분, 또한 운명입니다.
토르의 수레는 임무를 충실히 다했기에 이제 토르 오딘슨은 수레를 내려놓고 신화를 떠나 오페라로 나아갑니다.
신화에서 스페이스 오페라라니, 짜릿한 선택입니다.
(중략)
아이언맨과 캡틴은 영상편지와 호수조망 벤치 장면으로 나름의 대접을 받았지만 토르는 그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그에게도 2초정도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장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시련을 겪었던 건 토르 아닙니까?

3.8. 10화 - 나랏말싸미

자, 관객들이 이 영화를 포기한 이유를 짚어 봅시다.
다들 아시죠? 첫 번째가 역사 왜곡 논란이고 두 번째가 불교 홍보 영화 논란입니다.
두 가지 모두, 명백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두 가지 모두 선을 넘었습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신화적인 존재로 올라선 위인들 있잖아요.
이들을 영화에서 써먹기 위해서는 일단, 무조건 신화에서 끌어내려야 합니다. 위대한 인물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이 영화화의 필수 과정이에요.

왜일까요?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인간'으로 접근하기 위해서죠.
인물이 겪는 고난과 목적을 관객 눈높이에서 보여줘야 더 잘 전달이 되거든요. 물론 특이한 경우에는 거의 밑바닥까지 끌어내리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관객 눈높이까지 끌어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건 이거에요.
위인을 끌어내린 뒤, 인간적인 조명을 마친 후에는 원래 자리에 돌려놓는 것.

(중략)

영화는 일단 세종을 멋지게 끌어내렸습니다.
그리고...땅에 묻었죠.
그리고... 시멘트를 바른 뒤
그리고... 그 위에 신미대사 동상을 세웠어요.

3.9. 15화 - 시나리오 작가 특집

실제로 저희는 계약서 잘 쓰면 된다고 말을 꺼냈다가 작가들에게 욕을 엄청 먹었습니다.
무책임하다고. 니가 실제 상황을 잘 몰라서 그런다고.
물론 저는 무책임합니다. 왜냐하면 내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거 하나만 짚고 갑시다.
진짜로 무책임한 건 그따위 계약서에 작품 걸고 도장 찍은 본인 아닙니까?
꿈의 직업. 특히 예체능계열 꿈의 직업.
뭐가 있을까요? 아이돌, 연예인, 운동 선수, 웹툰 작가, 드라마 작가 등등등.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극소수의 찬란함이 대다수의 부조리를 가리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시나리오 작가가 꿈의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꿈의 직업에서 피해자들은 부조리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악습이나 부조리를 관행이나 업계 특성, 심지어는 낭만이라 생각하기도 하죠.
저는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지 않을 겁니다. 힘내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말할 겁니다. 그게 더 효과적이니까.
꿈으로 향하는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내 꿈이 곧 손에 잡힐 듯 가깝다고 느껴질 때, 제 말을 기억하십시오.
"꿈타령하는 인간 만큼 쉬운 먹잇감이 없더라."
그 꿈이 그토록 소중하다면, 그 꿈을 지킬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의 따위는 도장 찍고 얼마든지 차릴 수 있다."
-급소가격의 과거 회상

3.10. 19화 - 조커

이 영화는 우리를 짓밟고 개박살 낸 뒤 광대 가면 하나를 내밉니다.
이걸 받아도 될까? 이래도 될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광기와 폭력, 범죄와 살인이 너무나 달콤하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는 우리를 꿀 같은 난처함에 가둡니다.
빛을 감추고 색을 억압하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모두를 해방시키기 위함입니다. 그게 언제인가요?
엄마를 살해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관객을 경악시키는 이유는 단순히 엄마를 죽인다는 끔찍한 상황 때문이 아닙니다.
엄마를 죽이는데 그게 너무 성스럽고 상쾌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만약 위험하다면 이런 장면들 때문일 것입니다. 놀랍습니다. 이게 이렇게 숭고하고 후련하고 세상에 맙소사, 그 어떤 슈퍼히어로가 고난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보다 훨씬 감동적입니다.
감동적이라니, 엄마를 죽이는 게 감동적이라니.

엄마를 죽이고 난 뒤에 빛 받는 것 좀 보십시오. 지저분하고 소음 가득한 이 세상에 비로소 빛과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경이롭고 경악스럽고, 끔찍하고 감동적이며, 추악하게 아름다운, 배덕의 상쾌함입니다.

3.11. 20화 - 맨데이트: 신이 주신 임무

주인공과 수사반장, 그리고 신기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저거 뭐야???? 저, 저거...
저거 고추 아냐????

이 장면에 고추가 왜 들어가??? 고추를 왜 넣었어???? 여기 고추 넣으면 안 돼!!!!!!
빨리 고추 빼! 시선을 분산시키잖아!!! 경찰 있어! 고추 빼라고!!!!
컷! 컷! 이거 잘라야 돼! 고추 잘라! 고추 잘라!!! 주인공한테 눈이 안 가!!
저 빌어먹을 고추 좀 빨리 자르라니까!!!!!

3.12. 21화 - <부기영화 Asshole specialist>[8]

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화는 저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의 비극과 허구의 소동을 비벼, 허구의 생사로 실제의 추모를 낳는, 피와 화약, 비명과 욕설의 명함 뒷면, 어린아이 글씨로 쓴 천국의 서명입니다.

3.13. 25화 - 캣츠

C A T S.
연속 포경 무한 입대를 제치고, 네 글자로 된 가장 끔찍한 단어가 탄생했습니다.
C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서 CO2보다 해롭고 Cbal보다 상스러우며 cock보다 cock 같은 단어죠.
복수로 이루어진 단어들 중에서는 한 몸에 달려 있는 성기'들' 만큼이나 상상하기 싫은 단어입니다.

이 시각 수천만의 관객들은 맨인블랙 본사와 영등포지점 앞에서 기억을 지워 달라고 시위 중입니다.
사람들은 기억력 개선에 좋다는 오메가3를 불태웠고 드로이안 콘노 마코토, 그리고 기봉이는 <CATS>개봉 전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고작 2개임에 감사하십시오.
천진반은 지금 의식불명입니다.

2019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종말론이 있었는데 그때 멸망했더라면 이 영화를 안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인류의 마지막 기회였죠.
이 영화는 2020 원더키디의 오프닝입니다. 우리는 멸망한 지구를 떠나 이 영화가 없는 행성을 찾아야 합니다.
영국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일 케익 미더덕을 넣으면 받는 사람이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 미더덕도 학을 떼고 도망쳤던 게 이 영화입니다.
초록별 지구에서 이 영화보다 더 끔찍한 게 있을까요?
우리의 얼굴조차도, 이 영화보다 끔찍하진 않습니다.
안경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안경점 거울 속 내 얼굴만이 유일하게 <캣츠>보다 끔찍합니다.
<캣츠>가 무서우신 분은 가까운 안경점으로 대피하십시오. 그때는 <캣츠>가 대피해야 할 겁니다.

이 영화로 입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이제는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전설의 눈 마사지기, 엠창 뿐입니다.
엠창, 좋아요! 오직 엠창만이 캣츠에 맞설 수 있습니다.

엠창 제작자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고작 4만 9800원에 <캣츠>대항마를 내놓았는데 멍청한 인간들은 선지자를 알아보지 못했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비트코인 엠창을 사십시오. 안타깝게도 엠창은 눈 2개용 뿐이라서 천진반은 가망이 없습니다. 드디어 차오즈 곁으로 가겠네요.
시작하자마자 조지고! 간신히 버티면서 드디어 끝났구나 극장 나갈 생각에 들뜬 관객들을 또 조져?
조지면서 시작해 조지면서 끝나고! 꺼진 관객도 다시 조지고! 수미상관으로 조져? 이 미친 것들!
털 봐 털! 털 빠지는 거 봐! 그만 좀 문질러! 고양이인 내가 봐도 알러지 날 것 같아!!!
영화 한 편 보는데 고통이 끝이 없어! 왜 포괄임금제로 조지는 거야?

3.14. 28화 -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급소가격은 돌아 버렸고 여빛은 돌아 가셨죠. 막상 영화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액션도 시원시원하고 2시간 내내 숨 돌릴 틈 없이 열심히 밀어붙입니다. 제임스 카메룬도 돌아왔고, 사라 코너도 돌아왔죠.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뭔가 다른 시도를 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습니까? 흔해 빠진 다른 후속작들처럼, 남캐 지우고 여캐 집어넣는 거 외에 다른 거 없냐고? 뭐 새로운 거 없냐고? 없어? 없어?? 스카이넷 빼고 리전 넣는다고 새로워?? 존 코너 죽이고 대니 넣는다고 새로워?? 아, 그래. 새로운 걸 바라는 게 잘못이구나? 내가 잘못했네. 새로운 거 바라지 마?? 그럼 왜 만들었어!!!

3.15. 31화 - 닥터 두리틀, 해치지않아,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안 웃기는 것은, 108가지가 아니라 1080개의 이유도 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웃긴 것은 이유가 없죠. 그냥 웃긴 겁니다.
꼭 보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런 영화 나올 때마다 너네 안보지? 나만 보지? 어? 맨날 나만 보고 나만 고통 받지? 나 홍길동 대 터미네이터 비디오 테이프로 샀어. 맨데이트 DVD를 샀다고! 미스터 주: 사라진 VIP 극장에서 혼자 봤어! 너희도 이 기분을 느껴봐야해!!!
- 미스터 주를 리뷰하며

3.16. 33화 - 크롤

악어는 이 있어.

(한나 PD: 그걸로 을 쏜다는 이야기는 이미 끝났어.)

아니, 총을 쏘는 게 아니야.

그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할 수 있다.
이 치열한 분쟁과 갈등 속에서 손을 내밀어 화해를 시도할 수 있지.
- 바다악어 상어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질문에 대한 급소가격의 답.

3.17. 34화 -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영화의 가장 큰 문제부터 곧바로 들어갑시다.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이렇습니다.

만들었다.

3.18. 48화 - 판의 미로

내전 독재, 공포와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아이가 설 곳은 없었습니다.

어른이 아이를 지키지 못했기에, 고작 무덤을 지하왕국으로 은유한 이깟 동화가 아이의 유일한 희망이었고,
그 동화마저 미래의 영화감독이 판의 탈을 쓰고 오필리아에게 건낸 어른의 동화였습니다.

나무 밑둥으로 들어갈 때, 벽에 분필로 문을 만들고 들어갈 때. 관객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못난 어른들이 나무 밑에서, 벽 너머에서 오필리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결말에 흐르는 슬픔의 뉘앙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죄책감의 자장가요, 체념과 도피의 판타지입니다.


[1] 보통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심위로 줄여 부르는데 작가가 혼동한 듯하다. 방통위는 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줄임말. [2] 이 대사는 부기영화 39화에서 "가세요. 그리고 어디 한번 살아봐요"로 패러디됐다. 이젠 하다하다 지들 명대사까지 [3] 사실 저스티스 리그를 말아먹은 실질적인 원흉은 스나이더가 하차하고 새로 들어온 조스 웨던에게 있으며, 이후 공개된 감독판인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잘 만들지는 못했어도 기존 영화보다 확실히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4] 부기돌이가 저스티스 리그에서 임팩트 없는 슈퍼맨 등장신을 까버리면서 슈퍼맨 등장신이 어땠어야 했는지 열변을 토하는 내용. 이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꽤 비슷한 연출로 와칸다 전투 한복판에 간지 넘치게 등장하면서 재조명되었다. 부기돌이는 인피니티 워 리뷰 마지막 부분에서 이 장면에 대해 그런 장면 본 적 없다면서 오열하면서 현실부정을 했다.야! 쟤 운다! [5] 대표적인 사례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여러 곳에서 이 대사와 해당 회차의 아카이브를 예시로 들며 비평하고 있다. [6] 임순례 감독의 대표작이 바로 와이키키 브라더스이다. [7] 와칸다나 몇몇 전투의 디자인적 문제, 타노스에게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태생적 허점, 몇몇 장면의 매끄럽지 못한 개연성과 급전개 [8] 초반에 잠시 이전 화의 오류에 대한 AS를 빙자한 개드립를 한 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리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