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08 00:12:10

물질재조합장치

파일:스타트렉 리플리케이터.svg
물질재조합장치
1. 개요2. 역사3. 원리4. 파급5. 한계6. 유사 장치
6.1. SF6.2. 현실
7.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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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스타트렉 세계관에 등장하는 기계. 커뮤니케이터, 트랜스포터와 함께 스타트렉 시리즈를 대표하는 삼신기 중 하나이다.

영문명 Replicator를 직역하면 '복제기'지만 한국 스타트렉 팬덤에서는 이 기구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물질재조합장치' 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2. 역사

스타트렉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것은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The Next Generation, TNG) 시리즈에서이다.

TNG에서 사용하는 다목적 재조합장치는 비교적 최신 기술로, 진정한 재조합장치가 등장하기 전까지 과도기적인 기술이 몇 차례 등장하였다. 인류가 우주로 막 나가던 시기(ENT)에서는 단백질재배열장치(Protein Resequencer)라 하여 단백질을 주된 구성요소로 하는 음식(고기나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그쳤고, 23세기(TOS)에서는 음식 합성기(Food Synthesizer)로 드디어 음식을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1]

3. 원리

원자의 재배열을 통해 물체를 만들어 내는 장치이다. 분자 재배열이 아니라 원자 재배열이기에, 만들 것과 동일한 질량과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만 있다면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식량이나 생필품 같은 것부터 각종 장비, 자재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가 원자의 배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물체의 복잡성에 따라 만들어내는데 걸리는 시간과 에너지가 달라진다. 극중에서는 작은 물건만 만드는 장면만 나오지만 큰 물건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TNG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민감한 특수장비를 만들어 내기 위해 며칠이 걸리는 경우도 등장했다. DS9에서는 산업용으로 쓰이는 대용량 재조합 설비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4. 파급

이 장치로 인해 스타트렉 세계관에서의 인류의 생활은 그야말로 극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사실상 과학을 빙자한 마법이나 다름없는 기술을 쓰는 셈이 되었다. 모든 연방 거주민들이 재조합장치를 통해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서 연방은 물질적인 가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오로지 적성과 정신적인 성취감을 추구하여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오로지 이런 모습을 강조할 목적으로 냉동수면에서 깨어났다가 자신의 모든 재산이 휴지 조각이 되었다며 멘붕하는 자본가가 출연하기도 했다. (TNG S1E26 "The Neutral Zone")

동전이나 지폐 등의 화폐, 귀금속과 보석 같은 것도 에너지와 재조합 패턴만 있으면 무한정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세계에서 물질로 된 화폐는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다. 이런 변화에 걸맞게 연방처럼 아예 화폐 개념을 없애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채택하거나, 재조합이 불가능한 라티넘(Latinum)이라는 귀금속을 주된 물질 화폐로 사용하는 체제를 택하기도 한다.

홀로그램실 같은 시뮬레이션에서 먹고 마시는 음식 역시 재조합으로 만들어서 구현한다.

후기 시리즈에 가면 인류가 당연히 쓰고 있는 이런 편리한 도구들을 쓰지 못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멘붕으로 치닫는지 보여 주기도 한다.

5. 한계

워낙 만능도구라서 이게 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지므로 등장해도 비중이 크지 않거나 제한을 걸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시대에도 전투식량은 여전히 맛이 없는지 먹는 등장 인물은 모두 불평불만을 하면서 처절함을 강조한다. 그냥 압착한 과일 페이스트처럼 생겼는데 맛없게 만드는 것도 솔직히 능력이다. 영국 요리? 다만 비상식량은 일부러 적당히 맛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맛있다고 평시에 저장식을 다 먹어서 비상시에 먹을 것이 없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질재조합장치의 수준으로는 생명체를 이루는 복잡한 유기 분자들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합성할 만큼 정교하지는 못하기 때문. 트랜스포터는 뭐가 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트랜스포터와 레플리케이터는 물체를 조합할 때의 해상도 수준이 다르다.[2]

비슷한 이유로 음식 역시 제 맛을 완벽하게 복제하지는 못한다. 인공적으로 합성된 식품은 현실 세계의 인스턴트 식품보다 조금 더 나은 대접을 받는 정도. 특히 생식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클링온들은 음식을 복제하는 행위 자체를 야만적이라 무시하고 들어간다. 중요한 행사를 대비해 복제된 음식이 아닌 진짜 음식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장 뤽 피카드 함장의 말에 의하면 캐비어 와인 둘다 재조합으로는 원래 맛을 낼수가 없어 귀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진품을 갖고 다닌다고 한다.[3]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시즌 3에서 밴스 제독이 에메랄드 체인의 우두머리 오시라와 협상을 하다가 사과를 대접하면서, 그 사과는 물질재조합장치로 만든 것이며 자기는 한번도 진짜 사과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4] 오시라는 자기는 진짜 사과를 먹는데 정말 맛있다며 은근히 우월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밴스 제독이 "그 사과는 인분을 재조합하여 만들었다"라고 말하자, 오시라는 입에 든 사과를 씹던 걸 멈추고 말 그대로 똥 씹은 표정을 짓는다.(...)[5]

단, TNG에서 20세기에 냉동된 인간들이 깨어나 복제된 술을 마시곤 맛이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것을 보면, 복제된 음식 맛 자체는 좋지만 식품공학의 발달로 진짜 음식은 훨씬 더 좋은 맛을 내 상대적으로 맛이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TNG에서 로뮬란과 첫 만남이 있는 에피소드다.) 대략 인스턴트 음식과 가정식의 차이 정도인 것 같다

물질재조합장치로도 합성이 불가능한 물질은 있다. 대표적으로 페렝기가 화폐로 사용하는 액체금속, 라티넘은 물질재조합 과정에서 라티넘 원자가 붕괴하기 때문에 합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약 라티넘을 합성하려고 물질재조합장치에 라티넘의 물질 패턴을 입력하면 안전장치가 작동해 작동을 멈추고, 안전장치를 꺼버리고 억지로 합성을 시킬 경우 핵폭발 비슷한 발열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합성이 가능은 하지만 법적으로 금지된 물질도 많다. 방사성 동위원소, 맹독성 물질 같은 위험물은 일반인용 물질재조합장치에서 합성할 수 없도록 장치에 재조합 패턴(템플릿)이 내장되어 있지 않고, 사용자가 수동으로 해당 물질의 패턴을 입력해도 기계가 합성을 거부하도록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품목은 오직 연구/산업시설의 허가받은 물질재조합장치에서만 제조할 수 있다.

이런 위험물이 아니더라도 물질재조합장치에 템플릿이 들어있지 않으면 재조합할 수 없다. 재조합 템플릿 중에는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이런 물질을 재조합하려면 저작권자의 승인을 받은 전용 재조합 장치가 필요하다. 무기를 제조하는 템플릿 또한 사용이 제한되어있어 스타플릿 계급이 있어야 접근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탄환을 트랜스포터로 전송시키는 화약식 소총인 TR-116이 있다. (DS9 S7E16 "Field of Fire") 물론 템플릿을 무단 복제해 사용하는 사람도 많으며 특히 페렝기들이 이 짓을 많이 한다.

이 장치가 있다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도 언급한 것처럼 원자의 재배열을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에너지는 공짜가 아니다. 허나 이 시대에는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어 있기 때문에, 물질 합성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비교적 쉽게 조달할 수 있다.[6] 다만 함선 건조와 같이 큰 질량의 물체를 만들어야 할 경우에는 그에 비례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물질재조합장치로 생산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스타플릿이 대파되거나 격침된 함선을 어떻게든 수리하고 개장해서 다시 써먹거나 정 안되면 함선의 뼈대와 시스템을 재활용해서 새 함선에 이식한다는 언급이 종종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385년에도 화성의 노동자들의 식사를 만들어주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한 노동자가 음식을 보고 갈색에 끈적거리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맛 문제는 여전한 듯 하다.

6. 유사 장치

6.1. SF

이런 류의 개념은 이미 1929년에 코난 도일의 SF 모험 소설 마라코트 심해에서 같은 원리의 장치가 등장했고, 현대 SF에서의 개념은 폰 노이만이 1940년대에 개념을 완성한 유니버설 컨스트럭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외에 데이어스 엑스 같은 SF물에도 많이 등장한다.

큐티하니의 '공중원소고정장치' 라는 것과, Dead Money의 ' 시에라 마드레 자판기'도 이것과 아주 유사하다.

6.2. 현실

파일:Star_Trek_Replicator_and_3D_printer.svg
물질재조합장치와 현실의 3D 프린터의 비교(좌:물질재조합장치, 우: 3D 프린터)

현실의 3D 프린터가 이 장치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3D 프로토타입 제작에 쓰는 수준이라 기술적으로 갈 길은 멀다.

반면 문제점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무기를 만들어 문제가 되는 점은 DS9에서 다룬 바 있다.[7] 그밖에도 3D 프린터에서는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선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다루지 않았다. 애초에 스타트렉 세계관은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의미없다. 위에 이야기했듯,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개인의 성취만을 중요시하는 사회라 개발자는 성취감과 명예만 얻을 수 있기에 저작권이라면 모를까 재산권을 보호해주는 지적재산권은 의미가 없다.

7. 여담

만약 현실에 물질재조합장치가 있다면 안정적이고 충분한 동력만 확보할 수 있으면 쓰레기 재활용에 무척 유용할 것이다. 현대의 자원 회수 기술로 재활용 가능한 품목은 불가능한 품목에 비해 너무나도 적고, 회수한 자원의 순도도 낮아서 활용 방도도 제한적인 반면, 물질재조합장치는 원자 수준에서 물질을 분해하고 재조합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제한을 모두 무시하고 고순도로 자원을 추출하는 것은 물론 즉석에서 재활용하는 것까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위의 똥으로 만든 사과 얘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작중에도 지나가는 이야기로 잠깐 나오는데, 케이코 오브라이언이 딸인 몰리에게 식사 후 식기를 레플리케이터에 넣으라고 하거나 제인웨이가 홀로덱에서 가져온 책을 물질재조합장치에 올려놓고 컴퓨터에게 재활용하라고 명령을 내린적이 있다. 사실상 쓰레기 문제는 옛말이 될 것이다.


[1] 그런데 음식 합성기로 특정한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자료 테이프나 플로피디스크처럼 보이는 외부 저장 장치를 통해 디스켓을 바꿔 끼우듯 넣어줘야 했다. TOS가 제작된지 50년이 넘었다보니 어쩔수없는 부분. 23세기를 다룬 최근에 제작된 시리즈에서는 설정이 바뀌었다. [2] 다만 겁스의 TL12에 나오는 같은 이름의 장비는 이 제한이 없는데, 겁스에서는 생명체와 기계의 간극은 TL11에서 이미 없어지기 때문. [3] 그런데 TNG쯤 되면 이미 동물 애호 사상도 정점에 달해 가축을 사육조차 하지 않는다고 나오는데 캐비어는 어떻게 구하는지… 일종의 설정구멍이라고 봐야 할 듯. 배양육 기술로 만들었다고 치자 [4]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시즌 3의 배경인 32세기 우주에서는 행성연방이 쇠락해서 어려운 처지이기 때문에, 스타플릿을 이끄는 제독조차 자연산 과일을 먹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우주전함 야마토 2199에서도 식당에서 나오는 메뉴에서 비스켓 하나만 먹는다는 것을 본 주변인들의 물음에 사나다 시로가 벤스 제독이 말한것과 같은 의미로 주변인들에게 답변한다. [6] 반물질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도 가능하지만 위험성 때문에 워프 코어와 같이 고에너지가 필요한 곳에만 제한적으로 쓰인다. [7] 3기 7화에서는 기지 방어용 무인 디스럽터를, 5기 26화에서는 기뢰에 탑재되어 하나를 터뜨리면 둘이 복제되는 자가 복제 어뢰를, 7기 13화에서는 트랜스포터 기술이 적용되어 장애물을 무시하는 소총(TR-116)을 복제하였다. 특히 TR-116 소총은 설계도 자체가 기밀로 묶여있었음에도 장교가 복제하여 무고한 민간인과 장교를 살해하는 데 악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