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2 13:51:39

무세국가

1. 개요2. 어떤 정책인가?3. 문제점4. 실제 사례
4.1. 북한의 무세국가 자칭, 그리고 현실

1. 개요

무세국가(無税国家 / 無稅國家)는 세금을 거두지 않는 국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가의 주 수입원은 국영 기금이나 자산에서 창출되는 수익금이 된다. 국부펀드가 완전히 세금을 대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만 제외하고서 면세국가에서 주장하는 국가 기금과 비교적 가까운 형태이다. 따라서 국부펀드들이 가지는 문제점과 악영향은 면세국가론에도 그대로, 더 강하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2. 어떤 정책인가?

면세국가론은 다음과 같다.
  1. 국가 예산의 수%를 적립하여 국가 기금을 만든다.
  2. 국가 기금을 이율 5~6%로 운용을 계속한다.
  3. 국가 기금을 서서히 확대하면서, 그 운용 이득으로 세금을 대체해간다.
  4. 100년 뒤, 국민이 세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국가 재정을 모두 충당할 수 있게 된다.

3. 문제점

  1. 정치적 문제 : 면세국가론의 계산에 따른다고 해도, 그 실현에는 최소 수십년에서 백여년의 긴 시간이 걸린다. 이런 초장기 목표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지 받을 수 있는가? 아무튼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 면세 국가를 위해 들인 노력은 현재 세금을 내는 유권자의 아들, 손자 대에서나 보답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100년 뒤에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면세국가를 위해서 기금을 모은 것이 모두 헛고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당초의 위정자는 모두 사망했을 것이므로 정치적 책임은 누구도 질 수 없게 돼버린다.
    정치가 부패한 나라에서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적립한 기금이 부패한 정치인이나 그 파벌에 의해 무단으로 쓰이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무세국가론을 실현하려면 정치가 투명한 국가여야만 한다.
  2.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 자본시장은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금융 위기에서 보다시피 불안성이 상당히 강하다. 면세국가론에 비교적 가까운 사례인 국부펀드들 역시 금융 위기에서는 손해를 입는 일이 많다. 예산을 기금에 의존하다가 기금이 금융시장의 위기로 치명타를 입는다면 국가 운영 역시 파탄하게 되어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국가는 국민의 세금이라는 안정적인 재원에 의지하여 아무튼 최소한의 정부 기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나, 면세국가는 이러한 파탄 상황에서 "다시 세금을 걷는다."는 엄청난 조세 저항을 이겨내야 한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이 들고 실패도 할 수 있는 주식투자보다 세금이 더 간단하고 정당하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포트폴리오의 부재.
    1. 국가 예산과 같은 거대한 규모의 자금을 주식, 외환 등의 한정된 자본 시장에서 완전히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국(小國)이라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크고 강대해질수록 막대한 예산을 조달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렵게 된다.
    2. 국채는 이미 많은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런데 국채의 근원은 따지고보면 국가가 걷는 세금이다. 결국 면세 국가에서 기금 운용을 위해서 세금을 점점 줄여나가면, 국채 역시 서서히 사라지게 되고 면세 국가가 자금을 얻으려는 금융 시장이 압박을 받게 된다.

4. 실제 사례

수나라 문제는 사치를 줄이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국가 재정을 탄탄하게 했고, 그 결과 어느 해에는 아예 세금을 걷지도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판매 수익으로 한때나마 무세국가를 실현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들어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는데 현지인들의 조세 저항이 심하다. 석유가 많이 나오는 근처 국가도 유사한 정책을 펼쳤다.

케이맨 제도는 법인세도, 소득세도, 상속세도 없는 무세 국가에 가깝다.

나우루 또한 한때나마 무세국가를 실현했다. 서울 용산구만한 면적에 울릉도 인구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풍부한 인광석을 수출한 막대한 부를 국민들에게 균등하게 분배해, 세금도 없고 전국민이 외제차를 타고 복지혜택을 무상으로 누리는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가 1990년대 말 쫄딱 망했다.

마쓰시타 그룹의 창립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78년 제창한 국가의 재정 운영 정책이기도 하다. 마쓰시타는 재벌이므로 세금을 싫어했다. 그러므로 세금이 없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정책으로서 무세국가론(無税国家論)을 제창했던 것이다. 이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1891년 시지신보(時事新報)에서 "정부 예산의 일부를 적립해나가면 면세 국가가 가능해진다."는 제안을 한 것에서 따왔다고 한다.

마쓰시타 정경숙 2기생으로 1999~2010년까지 스기나미 구청장이었던 야마다 히로시(山田宏)가 구 예산 1500억엔 가운데 10%를 지속적으로 적립하여 구세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차기 구청장인 다나카 료(田中良)가 이러한 구상이 비현실적이라며 2012년에 관련 조례를 폐지시키면서 무산되었다.

4.1. 북한의 무세국가 자칭, 그리고 현실

북한은 자국이 1974년 3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제5기 제3차회의에서 “세금제도를 완전히 없앨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하고 동년 4월 1일부터 이 법령이 발효된 이래 세계 최초로 '세금 없는 나라'를 달성했다고 줄기차게 선전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장마당에서 임대료를 징수한다든가, 주민들에게 별별 잡비를 걷는다거나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명목상으로나마 "세금"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기 때문에 현재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각종 현금·현물에 대한 징수는 세외부담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그 '세외부담'이 그 어느 나라의 세금보다도 노동이나 현물의 부담이 막중하다. 약간의 월급을 주며 세금을 거두지 않는다지만 일반적인 세금보다 더 큰 비용을 사실상의 세금인 '세외부담'으로 바치고 추가로도 더 수백만원을 떼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1년이라도 퇴비로 한 명당 300kg ~ 1000kg나[1] 인력만을 동원하여 바치는 것은 남한 사람도 어렵기 때문이다. #1 #2 아예 주민들을 등골이 휘어지도록 착취하도록 작정한 모양인지 퇴비살 돈을 바쳐도 안된다. 대북제재조차 오히려 북한의 과일 등은 사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심지어 비료를 준다고 해도 그런 냄새나는 것 말고 돈을 달라며 받지 않기도 했다. # # 뿐만 아니라 좋은일하기운동이라는 어린이들에게 '세외부담'을 뜯어내고 있다. 조선시대의 삼정의 문란에 비유할 일이 벌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중앙이 조직적으로 추진한다는 고의성이 더 짙어서 문제가 크다.

해외 비영리단체에서 국민의 10% 정도로 추정하는 ' 노예'는 자신의 수입 거의 전부가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다름 없고, 한광성 같은 해외 축구선수가 20억 연봉이지만 월 200만 원만 쓸 수 있었다는 것이 유명하다. 게다가 북한은 별의별 조합을 통해 정부가 지시하는 노동을 하게 되는데, 어린 아이들이 잔디에 물 주는것 부터 다리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건설 현장 지원까지 다양하다. 실질적으로는 이것을 조선시대의 '역'과 거의 같고 경제적 이득을 국가에 주는 것이기에 세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모두 '자원봉사'라는 명목으로 실시하기에 아무런 보상이 없고 과중한 세금을 세금이 아니라고 속이는 것이다.

북한 당국도 과중한 세외부담에 주민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2020년 7월 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45호로 '세외부담방지법'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 법은 세외부담을 '사회적과제수행과 지원사업, 꾸리기를 비롯한 각종 명목으로 인민들에게 돈과 물자를 내라고 내리먹이거나 걷어들이는 반인민적, 반사회적의적 행위'로 규정하며 위반 시 사안의 경중에 따라 3개월 이하의 무보수 노동 처벌 또는 강직, 해임, 노동교양처벌 등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 애초에 무세국가라는 희대의 사기극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주민들이 세금 아닌 세금으로 점철된 혹독한 가렴주구에 시달리고 북한 당국도 이름부터 해괴한 법을 만들 헛수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북한이 오늘날에도 계속 자랑하고 있는 무상교육, 무상주택, 무상의료 역시 오늘날에는 평양에서도 고위 당 간부 집안 같은 귀족을 제외하면 사실상 허울뿐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런 허울뿐인 무세제도에 대해 옛날에는 노예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았으니 김씨 일가가 사실은 북한 주민을 노예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촌평을 하기도 한다. #[2]

다만 자본주의를 따르는 경제특구 라선시만큼은 세금을 내야 한다.


[1]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200g 정도만 배설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잘 먹어도 1년에 70kg 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북한은 가축 분뇨도 잘 활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정책 자체가 식량 생산에는 도움이 되질 않는다. 매우 비현실적이나 실제 북한 방송에서 거름 전투로 선전하는 내용이 맞다. [2]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대놓고 "2500만이나 되는 사람을 합법적으로 자기 노예로 만들었으니 한반도 최고의 부자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