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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산화규소(SiO2)가 주성분인 광택이 나는 과립상 다공성 물질. 화학식은 SiO₂·nH₂O. 보통 물유리라고 불리는 규산 나트륨 등 규산염의 수용액을 산으로 처리하여 만든다.2. 설명
수용액 상태에서는 수용액에 미세한 산화규소 입자가 떠있는 겔 형태인데 이걸 건조시키면 액체는 증발하고 산화규소 입자만 남는다. 그게 우리가 아는 매끈하고 단단한 실리카 겔이다. 그 증발한 액체가 있던 원래 공간은 텅 비게 되어 xerogel이 되며 공극률이 높아진다. 유리의 주성분인 산화규소 분자가 초미세 그물 모양 구조를 이루어 입자 사이에 많은 구멍과 공간이 생긴다. 즉 눈에는 매끈한 유리알처럼 보이지만 실은 스펀지처럼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뻥뻥 나있는 구조. 말하자면 초미세 유리 스펀지.이 때문에 1그램 당 테니스 코트의 3배 정도인 약 800m2의 매우 넓은 표면적을 지녀 수분이나 작은 분자들을 흡착하는 효과가 뛰어나고 물 등의 용매를 잘 빨아들인다. 넓은 표면으로 공기중의 물분자나 그 외 물질을 흡착하고 입자 사이의 공간에 가두어서 흡습이 가능하다. 물분자가 실리카겔에 흡수되거나 결정수가 되는 게 아니라 단지 입자 표면에 들러붙을 뿐이라 흡착(adsorption)이다. 흡습ㆍ건조제로 사용하기도 하고 화학 실험에서의 흡착제나 특정 물질의 벡터로도 사용된다.
주성분은 유리나 돌가루나 마찬가지인 산화규소라 인체와 잘 반응하지 않아 먹어도 무해하다. 비슷한 물질로 탈취제로 널리 쓰이는 제올라이트나 흡수제로 쓰이는 규조토가 있다. 또한 탄소덩어리인 활성탄은 다공성이라 정수기의 필터로 사용된다.
일상생활에서는 조미 김이나 쥐포 같은 건어물과 동봉된 흡습제로 주로 볼 수 있다. 속포장지에는 어김없이 상단의 저 문구 인체에는 무해하나 먹지 마십시오[1]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그 강렬한 임팩트 때문에 이 물질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김은 일본 등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지라 위의 예처럼 3~4개국어로 적혀 있다.
그러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심리로 인해 분명 먹어본 용자들도 많을 것이다. 순간 접착제 향과 매우 흡사하다. 흡습제답게 혀에 닿는 즉시 혀의 침을 순간적으로 흡수하며 혀에 달라붙는데, 침이 고이면 이내 떨어진다. 씹어서 깨트리면 버스럭 버스럭 거리는 것이 모래를 씹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식감이 느껴진다.
각종 물질을 잘 흡착하는 성질을 이용해 화학에서는 여러 혼합물을 분자량에 따라 분리하는 정지상 크로마토그래피의 매질로도 사용되고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나 가루형 식품이 뭉쳐서 떡지지 않게 하는 식품의 첨가제, 정수기 흡착 필터, 침수/습기 감지제, 돌비현상을 막는 끓임쪽 등으로 쓰인다.
제조상의 공정 때문에 약산성을 띄는 경우가 있다. 제대로 세정하면 중성이 되지만 세정 공정이 늘어나면 비용이 증가하기에 적당히 약산성 수준에서 멈추는 경우도 많다.
3. 기타
- 의외로 실리카 겔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습기를 흡수할 대로 흡수해서 흡습 능력이 떨어졌을 때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햇볕 쨍쨍할 때 볕에 말리면 된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지에서 물먹는 하마와 같은 옷장용 흡습제 용도로 대용량 포장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제품을 구입해서 설명서를 잘 살펴보면 건조에 필요한 시간이나 전자렌지 사용법 등이 자세하게 기재되어 있다.
오렌지 실리카 겔 재사용법 |
- 분말 주스 및 단백질 보충제 등 가루로 된 식품에도 겔 형태는 아니지만 고결방지제라는 이름의 분말 형태로 소량이 포함되어 있다. 고결방지제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루가 습기나 화학반응 등으로 인해 뭉쳐지거나 분리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며, 가루의 대부분이 아닌 고결방지효과가 있을 만큼 아주 적은량을 아주 곱게 갈아서 첨가한다. 실리카겔을 먹었을 때 위험한 이유는 물과 반응 시 26~30℃의 열이 발생해 식도 혹은 위장에 약한 화상을 입거나, 팽창해서 깨진 유리질 파편이 박히는 것인데, 소량에 가루 형태이므로 괜찮은 것이다.
-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이 내장된 이어폰 및 헤드폰을 보관할 때에 보관 케이스에 함께 넣기도 한다. BA유닛이 금속성으로 되어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습기에 취약하기 때문. 물론 실리카 겔이 아니더라도 젤리형 제습제 등의 다른 제습제를 넣어도 상관 없으나 실리카 겔이 인지도가 높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물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깨져버린다. |
4. 관련 문서
[1]
이는 먹을 가치가 하등 없는 물질이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지만, 정상인이면 소량을 실수로 먹어도 건강에 아무 문제 없으니 굳이 응급실을 찾아가는 등의 무의미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다.
[2]
파란색 실리카 겔은 이염화 코발트를, 오렌지색 실리카 겔은 메틸 바이올렛을 사용한다.